
미네소타 박병호(가운데)가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탬파베이와의 시범경기 1회초 2사 만루서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탬파베이 4선발 오도리지 상대 1회초 폭발
美 언론 “빠른공·강한 맞바람 이겨낸 홈런”
공으로 하는 스포츠 중 야구는 가장 정적이다. 그러나 홈런이 터지는 순간만큼은 그라운드 전체가 가장 역동적으로 변한다. 특히 만루홈런은 투기종목 유도의 한판승처럼 경기 전체의 흐름을 한순간에 뒤바꿀 정도로 극적이다.
메이저리그가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의 그랜드슬램에 들썩였다. 지난해 9승9패, 방어율 3.35를 기록한 수준급 빅리그 선발투수가 던진 빠른 공을 받아쳐 강력한 맞바람을 뚫고 담장을 만들어낸 만루홈런이었기에 더욱 빛이 났다.
박병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시범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1회초 2사 만루서 미국 진출 이후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볼카운트 1B-1S서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에서 구속과 홈런 비거리를 공식적으로 측정하지 않지만, 현지 언론은 ‘빠른 공’, ‘비거리 117m 이상’, ‘강한 맞바람’ 등의 표현을 썼다.
상대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는 만 26세의 우완 투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28경기에 선발등판해 9승9패, 방어율 3.35에 이닝당 출루허용(WHIP) 1.15를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공 끝의 변화가 좋은 투수다.

MLB닷컴은 최희섭(은퇴)에 이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2호 1루수 후보인 박병호의 그랜드슬램에 주목했다. 메인 페이지에 기사와 홈런 동영상, 인터뷰를 함께 실었다. 오도리지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대단히 국제적인 뉴스가 되겠다. 정규시즌에는 최대한 늦게 홈런을 맞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연고지 미네소타 지역의 신문인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9번째 타석에서 자신이 왜 KBO리그 슈퍼스타인지 직접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박병호가 타격훈련 때 오늘 홈런처럼 좋은 타구를 날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오늘 홈런이 박병호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흐뭇한 소감을 전했다. 박병호는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다. 삼진도 당하고 안타도 치고 홈런도 기록하는 등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며 “점점 타이밍이 맞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1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뽑은 뒤 4-1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해 2사 후 상대 송구 실책을 틈타 홈까지 뛰어 추가득점을 했다. KBO리그에서 시즌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빠른 발의 위력을 빅리그에서도 뽐냈다. 6회 3번째 타석에선 삼진을 당한 뒤 교체됐다. 3타수 1안타 4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시범경기 성적은 11타수 2안타(타율 0.182) 1홈런 5타점 3득점이 됐다.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탬파베이를 5-4로 꺾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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