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말끔한 외모일수도 있고 청산유수처럼 흐르는 언변일수도 있다. 문제는 이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런 요소들을 보여줄 기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tvN '응답하라 1988'을 거쳐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편'을 통해 연기력과 인간적인 매력을 연속으로 보여줄 기회를 얻은 배우 류준열은 분명히 '행운아'로 분류할만하다.
"처음에 응답 시리즈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실감도 잘 안나고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전에도 다른 작품 오디션을 쭉 봐왔었기 때문에 그저 '한 작품의 오디션을 보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2차 오디션 기회가 오면서부터 조금씩 긴장을 했어요. 그것 빼고는 다른 오디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응답' 제작진이 류준열에게 자유연기를 시켜본 후 마치 드라마를 보듯 그 연기에 푹 빠졌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대중들은 류준열이 '응답' 시리즈를 통해 뚝 떨어진 인재로 여기지만 당시의 류준열은 이미 정환 역을 맡기 위해 준비된 인물이었다.
"'응팔' 이전에는 독립영화도 찍고 오디션도 보러 다녔어요. 다른 배우 지망생들도 다 하는 그런 준비 과정을 거쳤죠. '어디서 나타났냐'고 해주시는 분들의 말씀은 감사하지만 밖에는 아직도 저 같은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하루 빨리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전 다만 그 친구들보다 조금 빨리 기회가 주어진 것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류준열에게 주어진 '정환'이라는 기회는 그에게 인기를 안겼다. '응팔' 출연 이전과 달라진 일정과 대우에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배우로서 이번에 '응팔'을 하면서 느낀 건 현장에서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의 반응에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이 사랑에 대한 무게감도 느끼죠."
그러나 류준열은 결코 이 무게감에 짓눌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배우로서도,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류준열 내면의 축은 올곧게 서있기 때문.
"다음 작품에서 '응답'만큼 못하면 어쩌나라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성과나 인기를 바라고 연기하기 보다 좋은 감독님, 시나리오, 배우들과 재미있는 작품을 하는게 더 중요하죠. 그동안 제가 노력한 것들을 잘 보여드릴 수 있으면 돼요. 흥행을 하느냐 마느냐는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류준열처럼 '응팔'의 정환도 이랬다. 형의 꿈을 대신 이뤄주는 동생이었지만 "내가 내 꿈도 구분못할 것 같냐"고 외치던 정환처럼 류준열은 유명세나 그를 지칭하는 다른 단어들에 현혹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분명히 저는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작품에서 꾸준히 만날텐데 부디 아쉬워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출연한 작품에서 함께 호흡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모두 언젠가 다시 만날수 있을거에요. 제가 꿈꾸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을 여러분도 같이 기대해 주세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