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태준,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은 최고의 유망주

입력 2016-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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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정말 좋아해요. 선수 중에 호날두를 제일 좋아하는데 요새 부진해서 가슴이 아프네요.”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uct@donga.com


쌍꺼풀 짙은 이목구비에 남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최태준을 두고 영화 ‘커터’의 정희성 감독은 ‘제임스 딘’의 이미지가 보인다고 칭찬했다. 정작 본인은 부끄러워하며 “연기도 부족하고, 제임스 딘과 같은 수컷냄새가 나려면 나이를 좀 더 먹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태준은 어디서나 주목 받을 만한 외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대화가 깊어질수록 돋보인 건 외모가 아니라 그의 열정과 진정성이었다. 괜히 최고의 유망주가 아니었다.

최태준은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서 고두심의 3형제 중 막내 아들 이형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총 54부작, 장장 6개월간의 긴 호흡을 마친 직후였지만 지쳐보이는 기색은 커녕 말 한 마디 한 마디 생기가 넘쳤다.

“작품이 끝나자마자 꿈꿔왔던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일주일 동안 잠도 안자고 빡빡한 일정으로 독일,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을 돌았는데 재충전도 되고 너무 좋았어요. 특히 스위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고 왔죠.”

드라마에서의 형순은 실제 최태준과 많이 닮았다. 집에서도 막내 아들인 최태준은 형순이의 고민과 그 또래의 방황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며 연기 할 수 있었다.

“막내라 사랑받고 자랐어요. 다행이 화목한 가정에서 유년을 보냈죠. 형순이와 비슷한 점이 많고, 나이대도 비슷해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취업을 준비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사랑에 울고웃는 주위 친구들을 통해 형순이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었죠.”

막장도 아니었고 절대적인 악역 또한 없는 작품답게 실제 촬영 또한 배우들과 가족처럼 허물없이 지내며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연기했다. 그래서 극 중 엄마 고두심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는 그만큼 더 힘들었다.

“실제 어머니가 아프면 어떨까 대입도 해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연기를 하면서 두려움도 많고 고민도 많았는데 그걸 고두심 선생님이 바로 정리를 해주셨어요. 실제로도 음식도 잘 안 드시면서 연기 내내 집중을 놓지 않고 산옥이라는 인물을 워낙 완벽하게 연기해주셔서 선생님 눈만 봐도 울컥했어요. 그래서 저도 긴장을 하면서 집중했고 덕분에 진심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의 감정을 떠올리며 그새 진지한 눈빛으로 변하는 최태준의 모습은 영락없는 착한 막내아들 형순의 모습이었지만 이달 말 개봉하는 영화 ‘커터’를 통해서는 형순과는 180도 다른 반항아로 변신한다.

“‘부탁해요, 엄마’와 동시에 촬영이 진행됐는데 워낙 다른 캐릭터라 하루하루 다른 감정을 가져야 한다는 게 어려우면서도 재밌었어요.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연기해보니 더 극한의 사이코패스 역할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제가 좀 욕심쟁이인게 재밌게 본 작품들은 다 해보고 싶어요. 요새 ‘태양의 후예’를 보는데 송중기 선배가 너무 멋있어요. 뒤에 군인으로 서있기만이라도 해보고 싶네요.(웃음)”

최태준은 2001년 SBS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 아역으로 연기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후 KBS 2TV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 등에 출연했지만 이내 활동을 접고 평범한 학생의 생활을 선택했다.

“아역생활을 잠깐 하다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라 생각해요. 그 시절은 돈 주고 살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으니까요. 아역배우를 쭉 했다면 이게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그냥 남들이 하라고 해서 하는 건지 구분이 안됐을 거에요. 근데 저는 중간에 쉬어보고 평범한 경험도 하고, 다른 꿈도 꿔보다 스스로 선택해서 다시 연기를 하게 된거라 연기에 대한 열망이 더 간절해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항상 이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죠.”

연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4월부터 시작하는 이병훈 감독의 신작 MBC ‘옥중화’를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또 이 작품을 통해 15년만에 고수랑 재회하게 됐다.

“말씀드리니까 기억하시더라고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멋있으세요. 성인이 돼 고수선배님과 다시 연기를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기대가 많이 되요”

최태준은 주위에 좋은 선배들에게 항상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부탁해요, 엄마’를 통해 만난 김갑수에게 현장에 대한 진정성을 배울 수 있었다.

“김갑수 선배님은 늦은 시간이나 추운 날 촬영이 이어져도 불평불만 한마디 안하고 오히려 현장을 북돋아 주세요. 선배님을 보면서 ‘나도 십년 이십년 후에 후배들에게 저런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 모범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신인으로서 쉽지만은 않은 사극 도전에 소속사 대표이자 멘토 김명민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캐스팅 됐다고 전화 드리니까 축하한다 말씀해주셨어요. 사극은 호흡과 발성이 정말 중요하니 공부를 많이하라고 조언도 해주시고요. 선배가 있어 든든해요. 전화드리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죠.”

2016년은 배우로서 쉴 틈 없이 일하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하다는 최태준은 마지막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했다.

“‘부탁해요, 엄마’가 끝나자마자 새 작품에 들어갈 수 있어 행복해요. 2016년에는 최태준이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이나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애송이에 불과한데 올해는 내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더 남자답게 성장하고 싶습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uc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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