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손흥민 리우행 예약에 동생들 ‘이글이글’

입력 2016-03-1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토트넘 손흥민. 스포츠동아DB

기존 멤버 중 누군가는 대표팀 탈락 운명
어린 태극전사들, 알제리전서 ‘쇼케이스’


한국축구의 간판 손흥민(24·토트넘·사진)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참가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흥민이 빠진 3월 A매치 2연전(24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 홈경기·안산∼27일 태국 원정 평가전)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리우올림픽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차출을 놓고 토트넘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와일드카드(3장)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차출을 강제할 수 없어 해당국과 소속팀의 사전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46) 감독도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올림픽행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의 라인업에 축구계의 시선이 모아진다. 일종의 ‘나비효과’다. 손흥민의 ‘든 자리’로 인해 올림픽대표팀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는 인원은 모두 18명. 누구도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그 중 한 장이 일찌감치 결정된 것이다. 결국 신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핵심이다.

국가대표팀에서 왼쪽 윙포워드를 주로 맡아온 손흥민은 공격진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오른쪽 날개는 물론 최전방과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커버할 능력을 갖췄다. 토트넘에서도 전방과 공격 2선을 두루 오가며 꾸준한 기회를 얻고 있다.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한 올림픽대표팀은 왼쪽 날개로 류승우(레버쿠젠)와 김승준(울산현대)을 배치했고, 원톱의 배후를 책임질 공격형 미드필더로 문창진(포항 스틸러스)과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을 활용했다. 오른쪽에 권창훈(수원삼성)과 진성욱(인천 유나이티드)을, 전방에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김현(제주 유나이티드)을 포진시켰다. 신 감독이 손흥민을 공격 2선에 배치하든, 전방에 배치하든 결국 누군가는 탈락의 고배를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최소 2가지 이상의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 생존에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25일(경기도 이천)과 28일(경기도 고양) 펼쳐질 알제리와의 2차례 평가전은 어린 태극전사들이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물론 손흥민의 ‘난 자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가대표팀 역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왼쪽 윙포워드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뉴 페이스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이 6월 유럽 원정 평가전(스페인·체코)에는 최정예 진용을 구축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상황이다. 9월부터 시작될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대비한 포석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럽 원정 시기에 맞춰 올림픽대표팀도 함께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 것 역시 손흥민의 국가대표팀·올림픽대표팀의 ‘2중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