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누가 유시진 대위를 캡틴 코리아나로 만드나

입력 2016-03-21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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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누가 유시진 대위를 캡틴 코리아나로 만드나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된 이래 단 8회 만에 2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수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는 김수현, 전지현의 주연작인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최종회 시청률을 뛰어넘은 것으로 이미 아시아 전역에서도 '태후 신드롬'이 감지되고 있다.

이같은 열풍에 다양한 분야에서 '태양의 후예' 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먼저 방송가에서는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청자 반응을 볼수 없어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불문율이 보기좋게 깨졌으며 가요계에서는 '태후' OST의 파상공세로 인해 많은 가수들이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도 '태양의 후예'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보는 '태양의 후예'는 단순한 로맨스물은 아닌 모양이다. 이들은 일 잘하는 유시진 대위에게서 애국심을 추출해 내고 있다.


먼저 최근 태국의 프라윳 총리는 "‘태양의 후예’에는 애국심과 희생, 명령에 대한 복종, 그리고 책임감 있는 시민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 녹아 있다"고 극찬하면서 태국 방송과 영화사들이 이런 작품을 만든다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시청자들과 매체들도 '태양의 후예'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군인인 유시진 대위를 내세워 애국심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권도 '태양의 후예'에서 애국심만을 읽어낸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 '태양의 후예'는 잘 생기고 책임감 넘치는 완벽한 군인 유시진 대위를 내세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또한 그의 대사에서도 "왜 애국심은 군인만 가져야 하느냐"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한다는 믿음,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지만 한 소리 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가 애국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이 대사를 근거로 필요에 의해 애국심을 골라내지 않길 바란다. 잘 만들어진 문화 콘텐츠에 정치적인 프레임이 씌워질 때 이 작품은 재난멜로가 아니라 진짜 '재난'이 된다.

부디 정치가 유시진을 '캡틴 코리아나'로 만들지 않길. 그는 시청자들에게 번번이 어려운 일을 해내고 마는 잘생긴 군인이지만 강모연만 바라보는 순정파 '유시진 대위'로 충분하다.

사진│동아닷컴DB,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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