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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마담 앙트완'에서 열연한 배우 한예슬에게도 '인생 캐릭터'가 준 족쇄가 남아있는 듯 하다. 동시간대 tvN에서 방송된 '시그널'과 맞섰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마담 앙트완'은 방송 초기부터 한예슬의 복귀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강점을 보여온 한예슬과 '연애의 발견' 성준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 작품은 1%의 시청률도 넘지 못한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갔다. 심리학자와 점쟁이의 로맨스라는 신선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외면 속에 쓸쓸한 종영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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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실패의 원인은 누구에게 찾아야 할까. 물론 대진운이 나빴던 이유도 있겠지만 한예슬에게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한예슬을 내세워 홍보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그를 '비정상회담' 등에도 내보내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같은 한예슬 내세우기는 분명히 옳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마담 앙트완' 속 한예슬의 연기는 전작들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는 여전히 엉뚱하고 사랑스러웠지만 이미 '시그널'에 빠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걸 반드시 '불가항력'으로 봐도 좋은 것일까.
'마담 앙트완'의 실패는 결국 한예슬의 매력 어필이 실패했다는 말이다. SBS 드라마 '미녀의 탄생'에 연이은 흥행 참패는 배우 한예슬 본인의 경력에 있어서도 뼈아픈 오점이다. ‘환상의 커플’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예슬은 곧 ‘나상실’이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나상실말고는 떠오르는 캐릭터가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예슬이 대중에게 어필하는 매력 포인트는 이전과 바뀌지 않았다. 광고계와 화보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매력이지만 드라마는 다르다. 현재 각 채널에서 다양한 실험작들이 나오고 있고, 여배우들은 온몸을 던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예슬도 이런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또한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이번 드라마 실패가 한예슬의 장기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빨리 차기작을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영화, 드라마를 따지지 않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예슬의 건재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예슬은 이 실패를 딛고 그의 인생 캐릭터 '나상실'(환상의 커플)이 채운 사슬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아무리 변신이 두렵고 실패의 공포가 크더라도 이제는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고 여기는 한예슬의 과감함이 필요해 보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