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마리텔’ 이경규, ‘웃음사망꾼’ 박명수와 무엇이 달랐나

‘마리텔’ 이경규, ‘웃음사망꾼’ 박명수와 무엇이 달랐나

개그맨 이경규가 박명수마저 '웃음사망꾼'으로 만든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살아남았다. 그것도 모자라 1위의 영광까지 안으며 예능인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26일 밤 방송된 '마이리틀텔레비전'에는 개그맨 이경규가 자신의 애견 두치, 뿌구, 남순이를 비롯해 뿌꾸의 새끼들까지 공개하며 애견 방송을 시작했다. 특히 이 방송은 지난주에도 화제가 됐던 일면 '눕방'(눕는 방송)을 선보여 후반전 순위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이날 이경규는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눕방을 보여줬다. 이어 그는 새끼 한 마리를 분양하주겠다며 일반 시민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새로운 형식의 소통을 이어갔다.

이후 그는 매년 2만마리씩 버려지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분양 조건이 까다로운 이유를 설명했다. "개는 개처럼민 키워주면 된다"면서 남다른 애견 사랑을 드러냈다.

그동안 '마리텔'은 유명 예능인들이 두려워 하던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의 특기를 살려 강의를 하는 예능인은 누리꾼들에 의해 '노잼'이 되었고 인터넷 생방송에서 호평을 받았던 방송은 지상파 수위에 맞춰 편집에 의해 잘려나갔다. '마리텔'의 입맛을 살리는게 실패했다는 뜻이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리텔'을 통해 오점을 남긴 개그맨 박명수다. 그는 '무한도전'에서 맥락없는 개그로 사랑을 받았지만 '마리텔'에서는 '웃음 사망꾼'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그렇다면 왜 이경규는 '마리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1위를 거머쥔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눕방이라는 이 형식 파괴는 이경규만 할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동안 방송에서 녹화 시간이 길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는 걸 줄곧 어필했고 끊임없이 귀찮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위 눕방도 이런 모습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양해해 준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경규의 예능 내공이 빛을 발했다"고 평했다. 애견들로만 방송을 구성해 놓았지만 시청자들과 원만한 소통을 보여주면서 그에 대응한 것이 1위의 저력이라는 것.

이런 가운데 이경규는 27일 오후 진행될 '마리텔' 생방송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눕방의 새 역사를 쓴 이경규가 어떤 콘텐츠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