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김지원 인터뷰 ①] “TV로 본 윤명주, 정말 최선이었나 싶죠”

입력 2016-03-28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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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태후’ 김지원 “TV로 보는 윤명주, 정말 최선이었나 싶죠”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요인은 단연 네 남녀의 멜로를 보는 재미다. 독특한 리듬과 문장 구조를 지닌 김은숙 작가의 언어가 '송송커플', '구원커플'을 만들었고 이 요소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우 김지원은 진구와 함께 '구원커플'이 돼 드라마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때로 송송커플보다 훨씬 애절한 구원커플의 이야기에서 당돌한 군의관 윤명주 역할을 만나 전에 없던 뜨거운 반응과 마주하고 있다.

"캐릭터 때문에 요즘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인생 캐릭터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윤명주를 만나게 돼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명주를 처음 만났을 때 진구 선배의 말처럼 메간 폭스 같은 캐릭터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섹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의 여성이었죠. 그저 대본에 충실하고 명주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데만 집중했어요."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김지원이 '태양의 후예' 윤명주를 만난 건 인생의 행운이라고 부를만 하다. 이런 행운을 쥐어준 인물은 '상속자들'에서 김지원에게 유라헬 캐릭터를 안긴 김은숙 작가다.

"'상속자들' 때도 이런 캐릭터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이었어요. 솔직히 그때는 '다음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윤명주를 주셔서 더 감사했어요. 작가님이 왜 제게 이렇게까지 해주셨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그러나 김은숙 작가를 향한 감사함과는 별개로 '태양의 후예'는 김지원에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사전제작에 익숙하지 않은 군대 말투, 여기에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에 충실해야 했기 때문.

"특히 '다.나.까 말투' 같은 경우는 전에도 제가 쭉 써오긴 했지만 군대 말투로 써본 적은 없으니까 '내가 이걸 맞게 하는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진구, 송중기 선배가 하는 말이나 알파팀들이 쓰는 말투를 유심히 들었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방송을 사수하며 윤명주를 바라보는 김지원의 마음은 후회로 가득하다. 그는 "다른 분들의 장면을 보면서 '유시진 멋있다', '강모연 예쁘다'라고 하면서 볼수 있는데 윤명주는 그렇게 안되더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나오는 장면은 역시 베스트컷들만 모아서 나오는 건데 '저게 과연 내가 최선을 다한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의 저에겐 그게 최선이었겠지만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수가 없어요."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과는 달리 시청자들은 우선 그의 연기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 진구와 함께 만든 구원 커플의 인기는 조금씩 송송커플마저 위협하고 있고 "구원 커플의 달달한 모습을 늘려달라"는 요청도 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태양의 후예'가 가진 매력인 것 같아요. 다른 드라마였다면 네 남녀가 사각관계로 얽히지 않고 러브라인이 확실하잖아요? 그래서 송송커플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구원커플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죠. 하지만 결국 그 분들이 모두 '태양의 후예'를 봐주시는 분들이라서 작품이 잘된 것 같아요."

이제 김지원은 명실상부한 김은숙 작가의 믿을만한 배우가 되었고 시청자들에게도 신뢰 가는 배우가 되었다. 문제는 '태양의 후예' 이후의 김지원이다.

"다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분명히 하고 있어요. 작품을 마칠 때 항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다음엔 꼭 나아져야지 이런 부분은 보완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은 윤명주가 정말 좋은 캐릭터였어서 어떻게 다음에 명주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 누군가에게 선택받는 배우잖아요? 비중을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거에요."

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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