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농구팬 갈증 푼 단신 용병의 ‘화려한 농구’

입력 2016-04-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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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조 잭슨-KCC 안드레 에밋(왼쪽). 스포츠동아DB

■ 2015∼2016 프로농구 결산

수비농구 답답함 벗고 흥행 요소로
테크니션 잭슨·에밋 등 센세이션


‘2015∼2016 KCC 프로농구’가 오리온의 챔피언 등극으로 7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번 시즌은 한 달여 앞당겨진 개막 일정과 일부 선수들의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가담 사건 등으로 인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단신(193cm 이하) 외국인선수의 등장이 리그에 다양성을 불러왔고, 공격적인 농구로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흥행에선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지만, 새로운 흥미요소의 등장이 향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공격농구 등 팀 컬러의 다양화

종전까지는 수비농구가 대세였다.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줄 수 있는 센터를 바탕으로 수비가 강한 팀이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달랐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CC, 플레이오프(PO)에서 강호들을 연파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오리온은 화려한 공격농구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PO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LG와 SK도 공격농구를 펼치는 등 여러 팀이 ‘방패’ 대신 ‘창’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80∼90점 이상의 다득점 경기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화려한 플레이도 많이 나와 보는 이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모비스와 동부처럼 기존의 색깔을 유지한 팀도 있었다. 팀 컬러의 다양화가 이뤄졌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테크니션

KBL은 신장이 작은 외국인선수 선발을 추진했다. 2·3쿼터에는 용병 동시 출전도 허용했다. 걱정했던 대로 국내선수들의 설자리는 줄었다. 그러나 단신 외국인선수들의 등장은 볼거리 확대로 이어졌다. 오리온 조 잭슨, KCC 안드레 에밋 등 득점력과 개인기를 두루 갖춘 선수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정규리그 도중에는 골밑을 책임질 수 있는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를 이뤘지만, 테크니션을 보유한 팀들이 결국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외국인선수 선발 트렌드의 변화도 예고됐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테크니션 용병들이 리그에 참여할 전망이다.


● 관중동원에 악영향 끼친 9월 개막

2015∼2016시즌은 KBL 출범 이후 처음으로 9월에 시작됐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와 PO 일정이 겹치지 않게 하고, 이를 통해 TV 중계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악수였다. 전체 관중수는 직전 시즌에 비해 10.9%나 감소했다. 9월에 프로농구가 열린다는 인식을 팬들에게 심는 데 실패해 정규리그 1·2라운드 관중수는 직전 시즌에 비해 각각 14.4%, 16.0% 줄었다. 국가대표팀 차출로 각 팀의 주축선수들이 1라운드에 출전하지 못했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도 영향을 끼쳤다. 다행히 PO 들어서는 수차례 만원관중을 기록하는 등 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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