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제국(맨 오른쪽)이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3경기만의 첫 승이어서 더 기뻐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년 전 9경기 만에 첫 승보다 빨랐다”
“정말 행복합니다.”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3안타 4사사구 6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첫 승(2패)을 따낸 LG 류제국(33)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시즌 첫 승리투수가 됐으니 기쁜 건 당연한 일. 그러나 류제국이 싱글벙글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첫 승이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투수들에게 시즌 첫 승의 의미는 크다. 특히 선발투수라면 빠른 시간 안에 첫 승을 거두고 시즌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첫 승에 신경 쓰다 보니 자기 공을 못 던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류제국도 2014년 ‘악몽’을 경험했다. 그 해 개막 후 첫 승까지 무려 9경기가 필요했다. 첫 8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고, 5월 23일 SK전(5이닝 6실점)에서야 타선의 도움으로 간신히 첫 승을 신고했다. 6-0의 넉넉한 리드에서 교체됐는데, 계투진이 연거푸 실점하며 6-4까지 쫓긴 탓에 끝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그는 “조마조마하며 지켜봤다”고 웃으며 털어놓았다.
첫 승의 기쁨이 큰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이뤄졌으니 더욱 그렇다. 류제국은 “2년 전에는 9경기 만에 첫 승을 했다. 올해는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다”며 “동료들에게 고맙고, 지금 정말 행복하다. 이겨서 후련하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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