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김재윤…세컨드 피치의 힘

입력 2016-04-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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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재윤은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1세이브, 방어율 2.84로 순항 중이다. 6.1이닝 동안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다는 점(7삼진)이 고무적이다. 캠프 기간에 ‘세컨드 피치’ 슬라이더를 확실히 장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kt 김재윤은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1세이브, 방어율 2.84로 순항 중이다. 6.1이닝 동안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다는 점(7삼진)이 고무적이다. 캠프 기간에 ‘세컨드 피치’ 슬라이더를 확실히 장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승부구 슬라이더 완벽 장착
5경기 6.1이닝 무사사구 7K 위력투
kt 조범현 감독 “날카로워졌다” 흐뭇

야구에서 강속구투수의 가치는 대단하다. 상대 타자의 배트스피드를 이겨내는 강속구는 최고의 무기 중 하나다. 그러나 변화구 없이 살아남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 현역 코치는 “시속 200km가 넘는 강속구가 아니면 한 가지 구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강속구를 뒷받침할 확실한 변화구, 이른바 ‘세컨드 피치’가 중요한 이유다. kt 우완투수 김재윤이 올 시즌 초반 순항하는 이유도 ‘세컨드 피치(주무기 이외의 구종)’인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장착한 덕분이다.

김재윤은 2015시즌 kt에 지명됐을 때만 해도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휘문고 재학 시절인 2008년 캐나다 에드먼튼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대한민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포수’ 김재윤의 투수 변신은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습득력이 무척 빨랐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오히려 빨리 배운 것 같다.” 김재윤의 회상이다. 지난해 1군 42경기에서 1승2패6세이브, 방어율 4.23의 성적을 거두며 1군 무대 적응을 마쳤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은 최고의 무기였다.

일각에서는 “단조로운 패턴이 읽히면 타자들에게 맞아 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재윤은 지난해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 승부했는데, 사실상 직구 일변도에 가까웠다. 살아남기 위해 확실한 변화구가 필요했다. 슬라이더를 가다듬고, 스플리터를 연마하려 했다. 그러나 “어설프게 스플리터를 던질 바에 기존 피칭 메뉴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확실하게 만들자”는 kt 정명원 투수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완성된 김재윤의 슬라이더는 흔히 말하는 종슬라이더다. 마치 포크볼처럼 기막힌 낙폭을 자랑한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확실한 승부구가 생겼다.

그 결과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1세이브, 방어율 2.84로 순항 중이다. 6.1이닝 동안 사사구가 없다는 점(7삼진)도 고무적이다. 김재윤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면서 손에 익혔다. 연투 능력과 코너워크 향상에도 많이 신경 썼다”고 밝혔다.

kt 조범현 감독은 “처음에는 슬라이더 컨트롤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날카롭게 들어간다. 손목을 많이 꺾지 않고 던지는데, 의외로 빨리 익혔다. 좋을 때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재윤이가 정말 성실하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정 코치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재윤이가 캠프 때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연습을 많이 했다. 빠른 공과 적절히 섞어 던지니 효과적이다”며 “작년에는 경험이 부족했지만 올해는 주자를 묶는 능력 등 작은 부분이 좋아졌고, 여유도 생겼다. 직구만으로는 힘들다는 점을 주입했는데, 본인이 많이 노력한 결과다. 이제 투수로서 필요한 부분을 갖춘 셈이다”며 흐뭇해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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