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3총사 폭발’에 희망 거는 전남

입력 2016-05-04 2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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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3총사 폭발’에 희망 거는 전남

-믿을 수 없는 역전패 아픔 겪은 뒤 5일 인천과 대결
-‘오르샤~유고비치~스테보’ 동유럽 공격라인에 기대

전남 드래곤즈는 1일 광양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상주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8라운드 홈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3-4 역전패를 당했다. 먼저 실점하고도 스코어를 3-1까지 벌린 터라 패배의 충격은 훨씬 컸다.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꺾은 7라운드 원정경기 승리의 기세를 시즌 첫 2연승으로 잇고 중위권으로 도약하려던 바람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패배가 더 뼈아팠던 것은 상주의 최전방 골게터가 하필이면 전남 출신 박기동이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전남으로 복귀할 박기동은 2골을 뽑아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여기에 정규시간 2분을 남기고, 또 추가시간 종료 직전에 페널티킥(PK)으로 내리 실점해 속이 더 쓰렸다.
지난달 17일 광주FC와의 홈경기(1-2 패)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해 포항 원정에 이어 2경기째 벤치가 아닌 관중석을 지킨 전남 노상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모두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렇듯 온갖 악재가 겹친 전남이지만, 다행히 소득이 전혀 없진 않았다. 특히 득점 루트의 다변화가 반갑다. 시즌 초반 침묵이 길어져 우려를 낳았던 베테랑 스트라이커 스테보(마케도니아)가 멀티 골에 성공했다. 원톱으로 나선 스테보는 0-1로 뒤진 전반 34분 동점골에 이어 2-1로 앞선 후반 30분 최효진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이 경기 전까지 ‘동유럽 3총사’ 중 오르샤(크로아티아)와 유고비치(크로아티아)는 각각 3골·2도움, 1골·2도움을 기록한 반면 스테보는 7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었다.

“몸이 무거워졌다”, “둔탁한 플레이가 계속된다”는 비난과 걱정이 스테보에게 향했다. 노 감독도 이를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항상 스테보를 감쌌다. 본인이 더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게 아니다. 결정만 해주면 된다. 고기(골)를 많이 씹어봤다. 한 번 터지면 급상승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터졌다. 스테보와 함께 유고비치까지 이날 득점에 가세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지는 못했어도, 전남으로선 어린이날 펼쳐질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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