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무용수·모델의 아쉬움, 연기로 채우겠다”

입력 2016-05-0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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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재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연기자 이재준(26)은 데뷔 4년차다.

활동 기간에 비해 그의 얼굴을 보고 이름을 단번에 떠올리는 시청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신 “강마루”라고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강마루는 최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우리 집 꿀단지’에서 이재준이 연기한 인물이다. 6개월 동안 평일 저녁 안방극장에 부지런하게 얼굴을 비춘 성과다.

“거리에서 할머님들이 알아보시곤 엉덩이를 토닥여주신다. 음식점에서는 반찬 서비스도 받는다. 하하!”

특히 중장년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건 일일드라마 출연으로 얻은 혜택 중 하나다.

이재준은 이 외에도 많은 것을 얻었다. 아버지 역할의 최재성부터 이영하, 최명길, 유혜리 등 선배들의 연기를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 뼘 성장하는 힘이 됐다.

“선생님들께서 목소리톤이나 대사 속도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해주셨다. 다음 연기에서는 조언 받은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 ‘어땠어요?’ ‘잘 했어요?’라고 여쭤보기도 했다. 선생님들이라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배워가는 과정이 즐겁고 재밌었다.”

무용수 그리고 모델이 꿈이었던 이재준이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돌이켜보면서 칭찬해 주신 부분은 되새기고 부족한 부분은 더 공부해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도 “빨리 다음 작품이 결정돼 연기하고도 싶다. 이 부분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웃는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강단으로 밀어붙였기에 지금의 이재준이 있다.

당시 부모는 “성인이 된 뒤에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는다”고 반대했지만, 그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질풍노도의 시기라 굽히지 않았다. 부모 입장에서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계원예술고에 지원해 “덜컥 붙었”다.

하지만 고2 시절 이재준은 우연한 기회에 영화 ‘백야’를 보고 발레리노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진로를 무용수로 바꿨다. 세종대 무용과에 합격했다. 국립극장 무대에 서고 해외공연에도 나서며 차근차근 무용수의 길을 걸었다.

잔 부상에 시달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부상 때문에 발레를 예전만큼 하지 못하면서 대학교 3학년 때 모델 일을 시작했다. 주위에서 좋게 봐주셨는지, 연기자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고 소개도 받으면서 연기자로 선회했다.”

연기자 이재준.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재준은 “무용수와 모델로서 성공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며 “다행히 모두 예술 계열이니 연기하는 데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으로 믿는다. 아쉬움을 연기에 쏟아내고 있다”고 연기자로서 ‘완생’을 바랐다.

아들의 노력하는 모습에 부모도 빼놓지 않고 드라마를 시청했다.

“부모님 친구 분들이 많이 보시니 당연히 자랑도 하셨겠죠?”라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이내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이재준은 발레리노의 꿈을 향할 당시 “클래식 음악을 12시간 이상 듣는, 말수가 줄고 차분한 성격”이었다.

이제는 변화를 느낀다.

그는 “가만히 있으면 반 이상은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연기를 위해서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데뷔하고 7개월 이상 쉰 적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후딱 지나간 것 같다. 10년 뒤 제 모습이 궁금해 앞으로도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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