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투수 린드블럼. 스포츠동아DB
롯데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29)이 조원우 감독의 기대에 응답했다. 린드블럼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7.1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팀의 6연패를 끊어냈다. 팀은 타선의 활약 속에 7-0 승리를 거뒀고, 린드블럼은 시즌 2승(4패)를 수확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투구수 103개 중 최고구속 151km에 이르는 직구를 66개(약 64%)나 던져 상대타선을 잠재웠다. 여기에 시속 130㎞대 슬라이더(22개)와 포크볼(10개)을 섞어 던져 재미를 봤다.
최근 부진의 원인으로 여겼던 제구도 이날만큼은 문제가 없었다. 조 감독은 6일 경기를 앞두고 “린드블럼의 문제를 코치들과 상의해봤는데 제구가 높게 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이날 자신의 공을 타자 무릎 쪽에 꽂아 넣으며 삼진 5개를 뺏어냈다. 볼넷은 한 개에 불과했다.
린드블럼의 호투에 미소 지은 이가 있으니 바로 조 감독이다. 경기 전 “린드블럼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기대는 곧바로 응답이 돼서 돌아왔다. 외국인 에이스의 호투를 지켜 본 조 감독은 “린드블럼이 연패를 끊어내며 에이스 몫을 해줬다. 앞으로 선발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주형광 투수코치 역시 “린드블럼이 원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직구에 힘이 있었다”고 말해 호투 요인을 설명했다.
린드블럼은 6일 승리투로 팀의 6연패뿐만 아니라 자신의 4연패까지 끊어냈다. 지난해 210이닝을 던져 팀 내 최다승인 13승(11패)을 올린 에이스였지만 올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자 여기저기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갖가지 평가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날 호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린드블럼은 경기 후 “내가 이긴 건 중요하지 않다. 팀이 연패를 끊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시즌 들어 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을 정도로 책임감이 남다르다. 그는 “그동안 안타와 장타, 승패 등 불필요한 걱정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투구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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