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첫 일본 도전 ‘절반의 성공’

입력 2016-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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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8일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장에서 열린 JLPGA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최종4라운드에서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살롱파스컵 공동 8위…새로운 무대 적응 ‘숙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여왕을 예약해 둔 박성현(23·넵스)의 첫 일본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3월 미국에서 LPGA 투어 3경기에 출전해 월드스타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박성현이 5일부터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장 동코스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000만엔)에서 또 한번의 시험무대를 치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다.

박성현은 8일 끝난 대회에서 공동 8위(합계 2언더파 286타)에 올랐다. 처음 출전한 JLPGA 투어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다.

먼저 경기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안 되는 게 없었다. 장타를 앞세워 많은 버디를 만들어 내는 특유의 ‘공격골프’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장타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본 특유의 좁고 시야를 가로막는 코스 세팅 앞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장타가 특기인 박성현은 파5 홀에서 강하다. KLPGA 투어에선 파5 홀 버디 성공률이 50%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31.25%에 그쳤다. 16개의 파5 홀을 경기하면서 버디를 5개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티샷이 흔들리면서 페어웨이를 자주 놓친 것이 버디 확률을 떨어뜨린 이유다.

더 아쉬운 점은 퍼트다. 빠른 그린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많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치며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2∼4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퍼트의 정교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다. 단지 국내와 다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쉽게 생각하고 넘길 문제는 아니다. 박성현이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무대다. 더 다양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만큼 새로운 무대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박성현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다. 특히 퍼트에서 실수가 많았던 것이 가장 아쉽다. 몸도 피곤했고 그로 인해 그린의 경사와 빠르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JLPGA 투어 첫 도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선택이었던 만큼 한 계단 더 올라서는 계기가 되기엔 충분했다.

4일 동안의 대회를 끝낸 박성현은 “TV를 통해 JLPGA 경기를 자주 봤다. 선수들의 실력이 좋았고, 생각보다 거리도 멀리 보내고 쇼트게임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JLPGA 투어에 출전하게 된 이유는 그런 선수들과 경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어떤 것들을 보완해야 할지 알게 됐다”며 또 한번 자신을 돌아 봤다.

이바라키(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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