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유럽 훈련철학 보여준 FIBA 강습회…“한국농구 너무 얌전” 뼈아픈 지적도

입력 2016-05-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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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한 2016 국제농구연맹(FIBA) 지도자 강습회가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4일간 열렸다. 프로와 아마추어 지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기술적 부분에 대한 강의는 스페인농구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후안 오렌가(50)가 맡았다. 오렌가의 강의는 완전히 새롭진 않았다. 그러나 유럽농구에서 추구하는 바와 어떤 훈련 프로그램으로 전술을 완성하는지 등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강습회에 참가한 한 프로 감독은 “KBL에서도 활용하는 전술이나 기술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전에도 지도자 강습회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이 정도까지 자세하게 알려주는 강사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안다. 선수를 육성해야 하는 초중고 지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프로 사령탑들에게도 유럽 지도자들의 훈련방식과 철학을 직접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

교육 과정에선 한국농구의 아픈 현실도 드러났다. 올렌가는 강습회 도우미를 맡은 고교선수들에게 더 강한 몸싸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선수들이 너무 얌전하게 농구를 한다는 지적이었다. 또 하나는 스피드. 오렌가는 한 선수에게 나이를 물었다. “열여덟 살”이라는 대답에 그는 “열여덟 살이라면 이 정도 스피드로는 부족하다. 더 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렌가의 말은 모두 옳았다. 한국농구가 국제경쟁력이 없는 이유는 신장 등 신체조건의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파워와 스피드마저 국제무대에서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10대 후반의 선수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유럽에선 이미 그 나이에 한국선수보다 더 빠르고 파워가 뛰어난 선수들이 나온다는 것이 오렌가의 말 속에 담겨있었다. 한국농구가 과거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를 구체화하려면 우수한 기량의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강습회는 국내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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