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최다 204·202경기 예선통과…김보경·홍란 대기록은 진행형

입력 2016-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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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홍란(오른쪽). 사진제공|KLPGA

꾸준함의 표본 “300경기 통과까지”

12년 차 베테랑 골퍼 홍란(30·삼천리)과 김보경(30·요진건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의미 있는 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홍란과 김보경은 15일 경기도 용인 수원골프장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모처럼 후배들과 우승을 다퉜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홍란은 안타깝게도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감기에 걸렸고 마지막 날 증세가 더 심해졌다. 그럼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끝까지 우승을 다퉜다. 홍란은 공동 13위, 김보경은 3위를 기록했다.


200경기 예선통과는 12년 땀의 보상

우승을 놓치기는 했지만 홍란과 김보경에겐 의미있는 경기였다. 홍란과 김보경은 동기다. 2004년 나란히 데뷔해 2005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활약상도 비슷하다.

홍란과 김보경은 2004년 프로가 돼 KLPGA 드림(2부) 투어 상금랭킹 2위와 5위로 정규투어 진출에 성공했다. 홍란은 투어에서 통산 3승, 김보경은 4승을 거뒀다. 두 사람 모두 2008년에 처음 우승했다. 김보경이 5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먼저 우승을 신고했고, 그 뒤 홍란이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첫 우승을 따냈다. 1년에 몇 승씩 기록하는 선수들에 비하면 우승이 적어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홍란과 김보경은 우승만큼 값진 기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바로 KLPGA 투어 최다 예선 통과 기록이다.

지난해까지는 기록이 같았다. 둘 모두 196경기 예선 통과에 성공해 은퇴한 김희정(198회·1992년∼2010년)에 이어 공동 2위였다.

홍란과 김보경은 올해도 어김없이 투어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10대와 20대들의 맹활약이 계속되고 있지만, 30대 베테랑의 저력을 뽐내며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의미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김보경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KLPGA 역대 처음으로 200경기 예선통과 기록을 세웠다. 이어 한 주 뒤 열린 삼천리 투게더오픈에서 홍란이 200경기 예선통과에 성공했다. 투어에서 200경기 이상 예선을 통과한 선수는 둘 뿐이다. 현재까지는 김보경이 204경기, 홍란이 202경기로 예선통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의미있는 이 기록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승자들의 활약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 꾸준함으로 이룬 의미있는 기록

단지 투어에서 오래 생활해서 얻은 기록이 아니다. 홍란과 김보경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이번 시즌까지 통산 218개 대회에 출전한 홍란의 예선 통과 확률은 92%가 넘는다. 웬만해선 예선에서 탈락하지 않는 게 홍란의 장점이다. 2005년부터 KLPGA 투어에서 뛴 홍란은 프로 데뷔 이후 3년 동안 한번도 예선에서 떨어져본 적이 없다. 공교롭게도 첫 우승과 컷 탈락이 같은 해 나왔다. 데뷔 55경기(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고, 59경기(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컷 탈락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1년 10월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컷 탈락했다. 김보경은 통산 226경기에 나서 204경기 예선을 통과했다. 예선통과 확률이 약 90%에 달한다.

홍란과 김보경은 올해 만 서른 살이다. 2016시즌 KLPGA 투어에서 뛰는 약 120명(시드 보유선수) 중 30대는 9명뿐이다. 더욱이 최근 10대와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홍란은 지난해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상금랭킹 52위에 그쳐 60위까지 주어지는 시드를 아슬아슬하게 획득했다. 그는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시원한 장타를 치는 것도 아니고 송곳처럼 정교한 아이언 샷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안정되게 투어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지난 겨울에는 하와이에서 7주 동안 훈련하면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아직은 필드를 떠날 때가 아니라는 홍란은 “300경기 예선통과 기록까지 더 열심히 뛰겠다”며 자신과 약속했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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