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진화 중’ KIA 헥터, 얼마나 무서워졌나

입력 2016-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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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헥터(가운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외국인 우완투수 헥터 노에시(29)는 입단 당시 2014년 메이저리그(ML)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8승(11패)을 거둔 경력이 주목을 끌었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KIA가 역대 외국인선수 사상 2번째로 높은 170만달러를 주고 헥터를 데려온 이유다. 첫 4경기에서는 2승(1패)을 따냈지만 방어율(5.79)과 피안타율(0.350)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호투를 펼치며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헥터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1완봉승 포함 4승1패, 방어율 3.21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도 6차례 기록했다. 최근 4경기에서는 모두 QS를 기록했고, 이 기간에 경기당 평균 7.5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14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9이닝 5안타 6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다.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이 제구까지 되니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다. KIA 포수 백용환은 “상황에 따라 변화구 사인을 내는데 헥터의 컨트롤이 좋다 보니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 전력분석팀은 “헥터는 직구 컨트롤이 굉장히 좋은 투수다.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는 공격적인 투구와 완급조절이 좋다”고 했다.


볼넷 줄인 비결은 벌금?

헥터는 3일 광주 롯데전에서 볼넷 4개를 허용한 뒤 KIA 이대진 투수코치와 일종의 내기를 했다. 볼넷 하나당 2만원씩 지불하는 것이었다. 8일 고척 넥센전에서 3개를 허용했지만 이는 14일 광주 한화전 무사사구 완봉승의 밑거름이 됐다. 헥터는 “벌금을 내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기만 했다. 그러나 실제로 헥터는 컨트롤과 수 싸움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그는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로케이션이 중요하다. 또 2스트라이크 이후 수 싸움을 잘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 고속 종슬라이더의 위력


최근 헥터의 투구내용은 완벽에 가깝다. 특히 시속 140㎞가 넘는 이른바 ‘고속 종슬라이더’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신 있던 직구, 체인지업에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곁들이니 상대 타자와의 수 싸움도 그만큼 편해졌다. 그러나 헥터는 자만하지 않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그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기에 내가 KBO 외국인투수 중 최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항상 경쟁한다는 마음뿐이다”며 “아직 리그에 적응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삼진을 잡으려고 했으나 타자의 배트에 맞혀서 아웃카운트를 잡는 법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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