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사진제공|NEW
드라마 ‘태양의 후예’(사진) 이후 중국과 동시방송을 목표로 하는 드라마 사전제작이 활발하다. 이미 모든 촬영을 완료하고 7월6일 첫 방송하는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를 비롯해 8월29일 방송하는 SBS ‘보보경심:려’, 12월 KBS 2TV ‘화랑:더 비기닝’, 아직 날짜를 결정하지 못한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 등이다. 내년에는 사극 ‘엽기적인 그녀’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tvN도 사전제작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태양의 후예’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사전제작은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더욱 꼼꼼하고 치밀한 기획과 실행 계획을 갖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벌어진 ‘박소담 사태’가 그 필요성을 말해준다고 방송 관계자들은 말한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중국 동시 방송을 위해 매년 11월과 이듬해 8월 중국 방송담당 정책부서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드라마 내용과 캐릭터 등 관련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이후 최소 6개월간의 1차 심의를 거친다. 통과 후에는 중국 측이 제시한 날짜까지 촬영 완료 영상을 넘겨 2∼3개월의 2차 심의에 부쳐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내 방송 편성이 확정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에 있다. 또 중국 심의를 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모으면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2015년 1월부터 해외 영상물 사전심의제와 함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심의도 강화했다. 제작사들은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상당했던 만큼 앞으로도 심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심의 강화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묻지마’식 사전제작 드라마가 나올 우려가 크다”고 현재 상황을 짚으며 “너무 서두르는 사전제작은 작품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중국 심의가 더 까다롭고 복잡해지기 전에 1차 통과라도 해 놓겠다는 계획 아래 무리한 제작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 편성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제작과정에 대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