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버팀목 양성우, 이젠 붙박이 주전!

입력 2016-05-3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양성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29일까지 16경기 타율 0.368·2홈런
기다림 끝 기회 잡고 외야수 주전 꿰차
양성우 “부상 없이 시즌 마무리 할 것”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준비했다.”

요즘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양성우(27)다. 양성우는 29일까지 올 시즌 16경기에서 타율 0.368(57타수21안타), 2홈런, 10타점, 출루율 0.429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2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한 꾸준함이 돋보인다. 그야말로 양성우가 한화를 먹여 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양성우는 올 시즌 전력 구상에서 빠져 있었다.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합류했지만, 최진행, 이용규, 김경언, 이성열 등이 버티고 있는 외야 한 자리를 꿰차기란 바늘 구멍 뚫기보다 어려워 보였다. 지난달 9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마산 NC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4월 10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준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13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은 양성우는 한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2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렸고, 최근 4연승 기간에만 7타점을 쓸어 담는 등 팀 타선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두려움 없는 플레이는 양성우의 최대 강점이다. 174cm·84kg으로 날렵한 체형과는 거리가 멀지만, 공격적인 주루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기도 한다. 타격 시에도 과거에는 부상을 우려해 다소 소극적으로 임했다. 그러나 연습 방법을 바꾸고, 스윙 궤도를 수정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양성우는 “김재현 타격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한다. 처음에는 안 아프게 치려고 했는데, 스윙 궤도를 수정하니 결과가 좋다”고 말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양성우는 데뷔 첫해인 2012년 한대화 전 감독의 믿음 속에 45경기에 출장했지만, 타율 0.195(87타수17안타), 3타점으로 부진했다.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이름 석 자를 알렸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013시즌에는 단 한 경기에 출장한 것이 전부였다. 그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귀국 직후 서산(2군)행을 통보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4∼2015년 경찰청 복무를 마칠 즈음 양성우는 “외야 유망주가 아닌 내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양성우는 겸손했다. 당당하면서도, 자만하지 않는 자세는 양성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양성우는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찾아와도 놓치게 된다.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희망을 갖고 묵묵히 준비했다”며 “당장 큰 목표는 없다.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