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송창식-권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28일 송창식·권혁 자원?…사실상 선수는 등판 거부 힘들어
“오늘도 나가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롯데-한화의 주말 3연전 마지막 맞대결이 벌어진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김성근 감독은 27∼28일 연달아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과 권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둘의 자원 등판 논란과 관련해 명쾌하게 답하진 않았다.
송창식과 권혁은 28일 경기 후 자원 등판 논란에 휩싸였다. 김 감독이 28일 경기에 앞서 “오늘은 송창식과 권혁을 쓰지 않겠다”고 했지만, 둘 다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27일 경기에서 송창식은 42구(3.1이닝), 권혁은 46구(3이닝)를 각각 던졌다. 그러나 이튿날도 경기가 박빙으로 흐르자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는 송창식 7개, 권혁 12개로 그리 많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김 감독은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셈이다. 둘 다 25일 고척 한화전에 등판한 뒤 26일 하루 쉬고 연투했다.
게다가 송창식이 28일 경기 후 모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쉬고 있는데 연락을 받고 몸을 풀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취재결과 김 감독이 송창식에게 “던질 수 있냐”고 물었고, 송창식이 ‘OK’ 사인을 내자 준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독은 “송창식과 권혁이 던지겠다고 했다. 무리라고 했지만, 승부가 걸려있으니 자진해서 등판한다고 하더라. 본인들이 오늘도 나가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늘도 (송창식과 권혁이) 등판한다고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감독은 “아직 안 물어봤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수장이 등판 가능 여부를 물었을 때, 선수가 ‘안 된다’고 하긴 어렵다. 특히 김 감독 체제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자원 등판 논란이 불거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확실한 건 투수들의 어깨를 갉아먹는 혹사가 ‘자원 등판’으로 포장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아직 전반기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둘의 체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 감독이 29일 경기에 송창식과 권혁의 등판 여부를 놓고 “절대 안 쓴다”가 아닌, “아직 안 물어봤다”고 답한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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