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살림…늘어난 생계형 대출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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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대출 5조1000억원↑…제2금융권 대출 증가폭 최대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올 1분기 생계형 대출이 급증했다.

각 가정이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빌린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등은 살림살이를 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대출이다. 그래서 생계형 대출이다. 이 액수가 1분기에 5조1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은행과 제2금융권 등에서 취급한 기타대출은 316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2008년 4분기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1분기 중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을 말한다. 실질적인 담보가 없고, 대출절차가 비교적 손쉬워 생활비 등이 부족할 때 급히 빌리는 생계비가 대부분이다.

전체 기타대출에서 은행의 기타대출은 2000억원 늘어 역대 1분기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증가세였다. 1∼3등급의 고신용층이 이용하는 은행권 기타대출 마저도 증가세를 보일 정도로 경기 부진의 여파가 크다는 방증이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 증가세는 더욱 눈에 띄었다.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은 154조원이다. 4조9000억원 늘었다. 2008년 이후 1분기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체 기타대출에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6.7%에서 48.7%로 커졌다.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으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한 저신용·저소득 가계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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