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프로듀스101 출신 1호 데뷔’ 권은빈으로 본 ‘프로듀스101의 덫’

입력 2016-05-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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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빈, 사진|동아닷컴DB

그룹 CLC(이하 씨엘씨)의 권은빈은 ‘프로듀스101’ 출신 데뷔 1호 연습생이다.

권은빈이 첫 번째 데뷔라고 하면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프로듀스101’의 출연 도중 덜컥 데뷔를 선언해버린 연습생은 권은빈이 유일하며, 정채연이나 기희현 등 이미 데뷔를 했던 참가자들은 모두 '프로듀스101'에 출연하기 전의 이야기기 때문에 '프로듀스101 출신'이라는 말이 성립이 되지 않는다.

물론 권은빈이 씨엘씨로서 제대로 활동을 시작한 건 30일 발매된 'NU.CLEAR'부터지만 그렇다고 권은빈이 2월 29일 발매된 'REFRESH'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사실 1호라는 타이틀은 고달픈 것이다. 좋든 싫든 후발주자들의 테스트 마켓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권은빈은 여러가지 이슈가 겹치면서 '프로듀스101'의 여러가지 '덫'을 드러내 보였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권은빈이 보여준 '프로듀스101' 첫 번째 덫은 '공정성'이다. 아무리 각각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듀스101'의 팬들은 프로그램이 진행될 동안, 그리고 I.O.I로 활동할 당시에는 그 활동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최소한의 페어플레이이자 이들이 '프로듀스101'에 출연한 이상 당연히 이행해야할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권은빈이 '프로듀스101'에 출연하는 도중 씨엘씨의 합류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반칙'이라는 반응이 절대 다수였고, 이는 정채연의 다이아 합류 소식때도 그대로 반복됐다. 마찬가지로 I.O.I의 활동기간 중 김세정과 강미나가 젤리피쉬의 새로운 걸그룹에 합류한다면 이 논란은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즉, 인지도를 얻은 대가로 각 기획사는 일정기간의 족쇄를 감내해야하는 셈이다.

권은빈, 사진|동아닷컴DB


여기서 확인 할 수 있는 '프로듀스101'의 또 하나의 덫은 이슈와 인지도가 모든 참가자에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듀스101 출신'이라는 타이틀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인지도이다. 그리고 이 인지도와 족쇄의 강도는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적어도 35위 이상에 진출한 몇몇 연습생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실제 '프로듀스 101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을 시작한 몇몇 연습생들도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그다지 큰 이슈를 모으지 못하고 있어 '프로듀스101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프로듀스101'의 가장 큰 함정은 그렇게 고생을 해서 얻은 인지도가 꼭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최종 27위라는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했던 황인선의 솔로 활동은 그리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권은빈이 속한 씨엘씨는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글로벌 걸그룹으로, 애초에 상당히 많은 기대를 받는 그룹인데다가 권은빈까지 합류했지만, 멜론 기준 실시간 차트 100위권 진입도 힘에 부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종 22인에 들었던 멤버들이나 I.O.I로 활동중인 멤버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실제 호사가들은 몇몇 확고한 팬덤을 구축한 참가자들을 제외하면 이후 자신들의 그룹으로 데뷔했을 때도 지금과 같은 인기와 성적을 누리기 힘들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의 출연은 분명 신인 걸그룹이 오랜 시간을 들여도 얻을까 말까한 인지도를 연습생에게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이 인지도는 인기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이 인지도가 온전히 자신의 혼자만의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프로듀스101'을 좋아한 것이지, 연습생 개개인을 좋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물론 '프로듀스101'을 통해 얻은 인지도를 온전히 자신만의 인기로 만든 연습생도 있다)

사실 이런 불안 요소들은 프로그램의 시작전, 진행중 꾸준히 제기된 것이었고 또 다들 알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억지로 보지 않고 믿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출신 1호 데뷔 연습생' 권은빈이 '프로듀스101의 덫'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씨엘씨, 사진|동아닷컴DB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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