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전광렬 때려잡기 속 핏빛 형제전쟁

형제들의 전쟁들이다. 피를 부르고, 죽음을 부르는 형제들의 핏빛 전쟁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

3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 20회에서는 숙종(최민수)의 죽음 이후 인물들 사이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그려졌다. 먼저 세자 윤(현우)가 숙종의 뒤를 이어 옥좌를 차지했다. 그가 바로 경종(현우)이다. 경종이 왕위에 오르자 이인좌(전광렬)는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활개를 펼쳤다. 급기야 경종에게 연잉군(여진구)을 세제로 책봉하라며, 의미심장한 제안까지 했다.

대길(장근석)과 연잉군의 관계도 한층 더 미묘해졌다. 연잉군은 대길이 자신과 같은 삼종혈맥이라는 사실을 안 뒤, 대길을 믿을 수 없게 됐다. 백성들을 위하는 대길의 마음, 대길을 따르는 백성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욱 형인 대길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아우에게 대길은 자신을 믿어달라 말했다. 그리고 이제 형이 아닌 신하로서 대하겠다고 예를 표했다.

그런 가운데 대길은 역적 정희량(최진호)을 추포한 뒤, 그와 이인좌가 맹약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인좌는 정희량과 손을 잡으며 혈서를 썼던 바. 정희량은 그 혈서를 투전방 설주 홍매(윤지혜)에게 맡겼고, 목숨에 위협을 느낀 홍매는 남몰래 대길에게 이인좌의 혈서를 건넸다.

그러나 당하고만 있을 이인좌가 아니었다. 이인좌는 연잉군을 보필하는 노론이 역모를 꾀하고 있다며 경종을 자극했다. 실제로 이인좌의 농간에 따라 노론들은, 연잉군의 세제 책봉을 서둘렀고 경종에게 대리청정까지 제안했다. 가뜩이나 옥좌에 오른 뒤 불안감에 시달렸던 경종은 노론과 연잉군이 자신을 해하고 역모를 꾸미려 한다는 말에 불같이 분노했다.

결국 경종은 직접 칼을 들고 동생인 연잉군의 처소로 달려들었다. 대길은 아우인 연잉군의 죽음을 막기 위해 경종의 칼 앞에 스스로 섰다. 대길의 행동에 경종은 한층 더 분노했다. 경종 역시 대길이 숙종의 아들이라는 것을, 삼종혈맥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경종의 흔들리는 칼끝이 대길·연잉군에게 향했다.

이제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팩션이 아닌 픽션이기에 ‘대박’의 결말은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빤함 조차없다. 그렇기에 ‘고무마’ 같던 스토리가 이제 제자리를 향해 달려갈지 아니면 끝까지 사이다 아닌 사이다라고 주장한 채 반복되는 ‘바보’ 대길·연잉군 형제의 답답함으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배우들의 연기 열정을 뛰어넘는 뒷심이 시작될 때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