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관련자들을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사과했으나, 공식 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시장은 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의역 사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기관사의 꿈을 꾸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스크린도어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통해 전 역사의 스크린도어 현황을 분석하고 사고가 우려되는 모든 지하철역의 스크린도어를 전면보수 또는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체결되는 계약뿐만 아니라 기존 민간위탁 계약 중인 사업까지 포함해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서상 특혜조항을 모두 삭제할 것”이라며 “특권과 관행을 반드시 바로 잡아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를 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울시 교통본부장을 경질하고, 메트로 본부장, 감사 등 관련자들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앞으로도 책임이 드러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지위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과 전문가가 폭넓게 참여하는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시민적 관점에서 사고경위 및 원인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언급한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해, 시민대표 5명과 노동·청년·지하철·안전 등 각계 전문가 5명, 서울시 감사위원, 서울시의원 등 약 15명으로 꾸려진다. 위원회는 7월까지 진상규명을 완료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박 시장은 시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와 위험한 업무는 직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는 “진상규명 결과 발표 시기에 맞춰 은성PSD 등 외주에 대한 대안과 전관 채용 철폐와 관련한 근본적 해결 방안 등이 포함된 ‘지하철 안전과제 혁신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업체 은성PSD를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직영 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방식으로 관리하는 유진메트로컴은 장기적으로 재구조화를 통한 직영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스크린도어 관리자 작업 조건과 보상체계도 개선키로 했다. 서울 지하철 두 개 공사의 외주 현황을 분석하고 해당 업무에 맞는 방식도 마련할 계획이다. SH공사와 시설관리공단 등 11개 산하기관의 외주사업 596개도 전면 개선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하는데 위험조차도 사회적 조건에 따라 불평등하고 불공정했다”며 “시민안전을 중심에 두고 중요성, 시급성을 따져서 비상한 각오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