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명민 “흥행은 욕망과 같다”

입력 2016-06-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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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봉하는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로 관객을 만나는 김명민. 그는 ‘속물근성으로 뭉친 전직 형사’ 캐릭터를 위해 외모부터 바꿨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6일 개봉하는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로 관객을 만나는 김명민. 그는 ‘속물근성으로 뭉친 전직 형사’ 캐릭터를 위해 외모부터 바꿨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속물근성 전직형사 役 김명민

흥행이 목표일 순 없다…분수에 맞게 열심히
전직형사 역 위해 일주일에 서너번 남산 조깅
파트너 성동일 형은 모든 대사가 애드리브


배우 김명민(44)은 팬이 많다. 인지도가 높아도 정작 열성적인 팬이 없는 배우도 있지만 김명민은 예외다. 그의 팬들은 결집력이 강하고 때때로 김명민을 향한 ‘직언’도 한다. 가령 “시나리오 보는 눈을 키워라” 같은 ‘지적’이다.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명민이다. “영화의 성적이 좋지 않을 때면 팬들로부터 듣는 말”이라며 “나를 아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니 잘 받아들인다”고 했다. 물론 출연 영화가 저조한 성적에 머물 때면 마음이 쓰리기는 김명민도 마찬가지. 하지만 “흥행은 원한다고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사실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흥행은 욕망 같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분수에 맞게,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따라오게 돼 있다고 믿는다. (흥행이)목표일 수는 없지 않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니 김명민은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는 누구보다 열심이다. 새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제작 콘텐츠케이)에 나서면서도 치밀하게 이야기와 인물을 분석하고 흐름을 파악하려 했다. 덕분에 영화 속 김명민은 빈틈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얼마나 자신의 영화에 몰두하고 있는지, 그대로 느껴진다.

“여러 캐릭터의 연계성이 분명하고 필연적인 관계로 이뤄진 이야기가 매력적이어서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는 김명민은 ‘속물근성으로 뭉친 전직 형사’ 캐릭터를 위해 외모부터 바꿨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슈트를 고집한다. 심지어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슈트를 벗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김명민의 몸매에도 시선이 간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남산 조깅으로 단련한 몸매”라고 했다.

영화는 재벌가 며느리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다. 한 때 모범경찰이었지만 지금은 브로커로 일하는 필재(김명민)는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김상호)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사건에 의문을 품는다. 함께 일하는 변호사(성동일)의 만류를 뿌리치고 홀로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반전을 거듭한다.

배우 김명민.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김명민.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명민은 이번에도 남자배우들과 호흡한다. 주연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파트너가 오달수였다면 이번에는 성동일이다. 김명민은 “여배우와의 만남을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말아달라”고 했다.

“(오)달수 형은 내가 보호해줘야 한다. 가려운 곳도 읽어줘야 하고. 반대로 (성)동일 형은 말은 많지만 일단 촬영을 시작하면 전부 해낸다. 달수 형은 애드리브를 절대 하지 않지만 동일 형은 모든 대사가 애드리브이다. 하하!”

함께하는 배우들 덕분인지 김명민은 관객에게 신뢰를 쌓고 있다. 김명민은 “대중이 나에게 갖는 기대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드라마에서는 리더십이 강한 역할을 주로 했다. 시청자가 나에게 갖는 기대치가 그런 것 같다. 연기 변신도 중요하지만 나의 전부를 없애는 변신은 불가능하다. 대신 내가 출연하는 작품을 끝까지 보고 난다면, 과거의 연기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할 자신은 있다.”

머리 속에서 연기나 영화를 빼고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 묻자, 김명민은 뜸을 들였다.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며 “정말 연기가 중요한가보다”고 했다.

“물론 가족의 미래는 중요하다. 일과 가정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여긴다. 아들이 6학년인데 다행히 아직 사춘기는 오지 않은 것 같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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