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사구 행진 마감, 주인공 김세현과 염경엽의 시선

입력 2016-06-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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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세현(오른쪽)이 29일 고척 한화전에서 9회초 2사에 투입돼 삼진으로 동점위기를 막아낸 뒤 포수 박동원과 안도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화전 9회, 삼진으로 동점 위기 막아

넥센 마무리투수 김세현(30)은 25일 잠실 LG전에 등판하기 전까지 ‘무사사구 클로저’였다. 사사구 없이 32경기를 버틴 건 엄청난 발전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3구 이내에 승부하라”고 쉴 틈 없이 강조하긴 했지만, 이 같은 변화는 본인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세현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쉽게 던지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넥센 손혁 투수코치도 “김세현의 직구 구위는 KBO리그 최정상급”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그에게는 “자기 공을 믿지 못한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순식간에 제구가 흔들리면서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2014년까지 255삼진·238사사구의 수치는 김세현의 불안했던 제구력을 보여준 단면이다. 지난해에는 57경기(90.1이닝)에서 85삼진·35사사구를 기록하며 제구 불안을 어느 정도 떨쳐냈고, 올해는 34경기(32이닝)에서 29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단 1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25일 9회말 LG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첫 볼넷을 내줬다. 그 전까지 31.1이닝 무사사구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록은 오히려 세이브 숫자보다 더 크게 주목받았다.

‘볼넷을 주면 안 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낸 게 가장 중요하다. 김세현은 “속이 시원하다.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8회 등판시 0.588에 달하는 피안타율에 대해서도 “특별히 9회와 다를 건 없지만,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항상 9회에만 올라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내 뒤에는 아무도 없다’는 책임감이 지금의 김세현을 만들었다.

염 감독도 29일 “오히려 무사사구 기록이 깨진 게 잘된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김)세현이가 볼넷을 안 주려다가 몇 경기 내줬다는 생각도 든다. 볼넷을 안 주겠다는 생각으로 맞붙다 보니 안타도 많이 맞았다. 처음에는 볼넷을 주지 않는 투구를 하라고 하는데, 세현이에게는 오히려 피할 때는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을 정도”라며 껄껄 웃었다. 김세현은 29일 고척 한화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를 삼진으로 잡고 19세이브째를 따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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