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오른쪽)은 역시 잠실에서 강했다. 유희관이 7일 넥센을 상대로 역투를 펼친 뒤 김재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두산 유희관(오른쪽)은 역시 잠실에서 강했다. 유희관이 7일 넥센을 상대로 역투를 펼친 뒤 김재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넥센전 8이닝 1실점 9승째
두산 선발 중 최다이닝소화


‘느림의 미학’ 유희관(30·두산)이 전반기 10승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유희관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8이닝 6안타 1볼넷 1실점 호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고 시즌 9승째(1패)를 거뒀다. 12일부터 마산에서 열리는 NC와 3연전 중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앞둔 유희관은 이로써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10승 고지를 넘볼 수 있게 됐다.

유희관은 두산이 자랑하는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좌완투수. 지난해 포스트시즌의 부진(4경기 1승3패 6.87)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걱정이 있었지만, 전반기 안정적인 모습으로 우려를 씻어냈다.

올해 무엇보다 돋보이는 유희관의 장점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많은 이닝을 책임진다는 점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이날 8이닝 투구를 포함해 유희관은 17경기 107.2이닝으로 팀 내 이닝 1위에 올라있다. 17경기는 팀 내 선발투수 중 단연 1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포함해 마이클 보우덴과 장원준도 그의 이닝 소화력과 꾸준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유희관은 올 시즌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승운까지 따라주는 상황이다.

7일 경기 역시 유희관의 장점을 드러내는 좋은 예였다. 유희관은 넥센 타선을 상대로 1회부터 3회까지 삼진 1개씩을 솎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2회초 2사에서 김민성과 채태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이택근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위기에 몰렸지만 박동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숨을 돌렸다.

이날 유일한 실점은 6회에 나왔다. 유희관은 1-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 고종욱과 김하성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1점을 뺏겼다. 그러나 팀이 6회와 7회 2점과 1점을 선물하며 다시 힘을 얻었다. 7회 삼자범퇴에 이어 8회를 네 타자로 마무리한 유희관은 정확히 100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마무리 이현승에게 넘겼다. 이날 기록한 8이닝 투구는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횟수. 최고구속 135km의 직구(45개)와 120km를 오가는 체인지업(32개)에 넥센 타선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경기 후 유희관은 “오랜만에 홈팬들 앞에서 던졌는데 집 같은 느낌이 들어 편하게 임했다. 타자들과 수비의 도움으로 투구수와 이닝에 큰 도움을 받아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평소 러닝훈련을 통해 여름철 체력에 대비하고 있는 만큼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