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만화작가’ 온리 콤판, 충무공 생가터서 ‘이순신 할머니’ 만났다

입력 2016-07-08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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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만화작가 온리 콤판이 8일 서울 중구 이순신 장군 생가터를 방문해 30년간 매일 이순신 장군 표석을 닦아온 \'이순신 할머니\' 이종임씨와 함께 표석을 닦고 있다. 사진= 여성경제신문 제공

"30년간 표석 닦아오신 할머님께 감사드린다"…지난해 출간된 작품 선물 증정도

“정말 고맙죠.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이순신 장군 표석에 이렇게 찾아와주고...”

‘이순신 할머니’와 ‘이순신 만화작가’가 만났다. 30년간 매일 아침 이순신 장군의 표석을 닦아온 이종임(81) 씨는 미국에서 이순신을 그린 만화 작가 온리 콤판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8일 오전 ‘이순신:전사 그리고 수호자’의 만화 작가 온리 콤판이 이순신 생가터인 서울 중구 초동 18-5번지 명보극장 앞 기념 표석을 방문했다.

콤판은 직접 수건을 들고 이씨와 같이 표석을 닦으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또 이씨에게 지난해 국내 출간된 ‘이순신:전사 그리고 수호자’를 직접 주며 그간의 감사함을 전달했다.

콤판은 “30년간 표석을 닦아온 할머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이순신 장군을 위해 변함없이 이곳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 표석이 이곳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 사람들조차 이순신 생가가 어디냐고 물으면 대부분 충남 아산 정도로 답한다.

그러다보니 무관심 속에 방치된 표석 주변에는 항상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이 넘쳐났다. 이씨는 명보극장 앞에서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며 30년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표석을 닦았다.

또 아침이 되면 밤새 더러워진 주위를 빗자루로 쓸며 하루를 시작했다. 인근 상인에게는 일명 ‘이순신 할머니’라고 불린다. 2005년에는 이러한 소식이 알려져 서울 중구청으로부터 감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미국 인기 만화작가 온리 콤판이 8일 서울 중구 이순신 장군 생가터를 방문해 이순식 장군 표석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여성경제신문 제공


이씨는 “이순신 장군을 그려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니 더욱 고맙다”며 “이곳을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이순신 장군의 표석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콤판을 보니 올해 3월 암으로 아파서 하늘나라로 간 아들이 생각난다”며 “죽을 때까지 표석을 관리하겠다고 마음 먹은 만큼 앞으로도 이 표석을 깨끗하게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콤판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명동역 CGV 등에서 열리는 '제2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시카프·SICAF)' 참석차 한국을 방한했다. DDP 행사장 내 '이순신 부스'에서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9~10일 양일간 저자 사인회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화제를 모으며 출간된 ‘이순신: 전사 그리고 수호자’ 시리즈는 미국에서 5만 권 이상 판매됐다. 현재 서울문화사에서 정식 한국판이 출판·판매 중이며 모바일 웹툰 플랫폼인 빅툰(www.big-toon.com)을 통해 연재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한 ‘이순신: 폴른 어벤저’가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콤판은 “현재 신간을 작업 중에 있으며 10월 중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만화 축제 ‘코믹콘(Comicon)’에서 첫 선을 보일 것이다”라며 “행사 기간 3일 동안 1500권을 팔겠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 “이순신 작품을 위해 힘써온 전 세계에 있는 8명의 팀원을 아직 만나보지 못해 아쉽다”며 “기회가 된다면 이 8명의 팀원 모두와 함께 한국을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여성경제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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