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홈구장과 최승준으로 홈런역사 쓰다

입력 2016-07-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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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SK가 ‘홈런의 팀’으로 거듭나며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SK는 9일 문학 kt전에서 8회말 최정과 박정권이 홈런을 터뜨리며, 지난달 14일 대구 삼성전부터 이어온 연속경기홈런 기록을 21경기로 늘리고 역대 최다연속경기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10일 경기에서 홈런을 치지 못하면서 기록 행진을 마감했으나, 2004년 KIA의 20경기(5월5일 광주 한화전~5월29일 잠실 두산전 더블헤더 제1경기)를 갈아치우며 ‘홈런의 팀’임을 증명했다.


홈런 드리는 SK행복드림구장

SK가 팀 홈런 1위를 차지한 건 총 3차례 있었다. ‘왕조’ 시절이던 2007년(112개)과 2009년(166개), 2012년(108개)이었다. 그러나 2014년 6위(115개), 지난해 5위(145개)에 그치는 등 최근 ‘타고투저’ 흐름 속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는 10일까지 106개로 부동의 1위다. 연속경기홈런 행진이 그 정점이었다. 21경기 동안 SK는 총 39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14승(7패)을 거뒀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좌·우 95m, 중앙 120m, 펜스높이 2.42m)이 된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효과가 컸다. 39홈런 중 17개가 안방에서 나왔는데, 이 기간 원정팀이 친 홈런은 10개였다.

SK는 지난해부터 홈구장에 맞춘 선수단 구성을 단행했다. LG와의 트레이드로 4번타자 정의윤을 영입했고, FA(프리에이전트) 정상호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LG에서 최승준을 데려왔다. 2명 모두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0m, 펜스높이 2.6m)에서 장타력을 만개하지 못해 주축에서 밀려난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SK는 타구의 평균 비거리 등을 고려
해 바뀐 구장에서 효과를 볼 것이라고 확신했다.


공포의 5번 타자 최승준

SK는 과거 목동구장을 쓰면서 홈런으로 재미를 본 넥센의 길을 따랐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장타에 초점을 맞춘 스윙을 권장하는 등 팀의 방향성을 바꿨다.

특히 최승준은 팀 연속경기홈런 신기록을 작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1경기서 기록한 39홈런 중 3분의1인 13개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 뒤늦게 주전으로 떠올랐지만, 홈런 페이스만큼은 최고다. 타수당 홈런 0.12개(165타수 19홈런)로 NC 테임즈(0.10개·239타수 25홈런)를 크게 앞질렀다. 6월28일 수원 kt전에서 개인 첫 3연타석 홈런, 6월30일 수원 kt전부터 7일 문학 한화전까지 5연속경기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에 관한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켰다. 6월 MVP(최우수선수)도 차지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던 최승준은 시즌 초 2군행 등 시련을 겪었지만, 코칭스태프의 꾸준한 믿음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5번 타순에 자리 잡으면서 피할 수 없는 중심타선을 구축한 것도 연속경기홈런 신기록의 원동력이었다. 4번 정의윤에 집중된 견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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