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그룹 JYJ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로 두 번째 원캐스트 공연에 도전한다. 실력과 함께 자신의 티켓 파워를 새삼 증명해내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프로듀서 백창주, 연출 이지나)는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새롭게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영국 귀족 청년 도리안그레이가 영원한 아름다움을 향한 탐욕으로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준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도리안 그레이로 분했다. 초상화에 영혼을 팔고 불멸의 아름다움을 얻어 쾌락과 욕망에 빠져드는 미모의 귀족 청년이다.
11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제작발표회에서 김준수는 “뮤지컬과 무관하게 예전에 ‘도리안 그레이’를 영화로 본 적이 있다. 파격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뮤지컬 소재와 ‘도리안 그레이’의 느낌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데뷔작 ‘모차르트!’(2010)에 이어 ‘엘리자벳’ ‘드라큘라’ ‘디셈버’ ‘데스노트’를 통해 판타지적 캐릭터와 눈에 띄는 확 들어오는 비주얼을 연출해왔다. 이에 대해 김준수는 “원래 나는 추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도리안 그레이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인물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야한다는 건 내게 도전이다. 또 이번에 연기해야하는 가장 아름다운 청년 캐릭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노력했다. 헤어, 의상 이외에도 무대 연출적으로 나를 빛나게 해 줄 것이다. 기대해달라”고 설명했다.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도리안그레이’는 김준수의 두 번째 원캐스트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데스노트’로 오롯이 혼자 캐릭터를 소화했던 그는 당시 원캐스트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데스노트가 마지막 원캐스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 그러나 김준수는 또 다시 원캐스트 작품에 출연하는 데 대해 “‘데스노트’ 때 처음 원캐스트를 경험했다.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사람이란 게 참 그렇더라. 공연을 끝내고 나니 짜릿했었다”며 “물론 짜릿함 하나로 원캐스트를 또 하기엔 책임감이 상당하다. ‘도리안 그레이’ 원캐스트를 원해서 한 건 아니다. 제안을 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할 수는 없었다. 미루다미루다 도전해보자는 의지가 컸다”고 작품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었다.
그의 곁에는 도리안그레이를 쾌락에 빠트리는 헨리 워튼 역의 박은태와 타락하는 도리안그레이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화가 배질 홀워드 역의 최재웅 그리고 4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도리안 그레이의 첫사랑 시빌베인 역의 홍서영이 있다. 김준수는 박은태와 ‘모차르트’ ‘엘리자벳’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박은태는 내가 뮤지컬 입문했을 때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나를 친동생처럼 챙겨준 형이다. ‘엘리자벳’에서는 다른 역할로 한무대에 섰었는데 박은태와 나 사이에는 분명히 어떤 시너지가 있다. 무대 위 짜릿함을 형과 다시 느끼고 싶다”, 신예 홍서영과의 호흡에 대해선 “이제 연습을 시작했지만 체코에서 무대에 필요한 영상을 먼저 촬영 했었다. 격정적인 장면을 연기해야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눈빛이 달라지더라. 첫씬이 끝나자마자 ‘배우는 배우다’더라”고 말했다.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특히 이지나 연출가는 김준수가 지닌 스타성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가 결코 쉽지 않은 원작을 뮤지컬로 창작하는 데 참여한 배경이 김준수였다. 이지나 감독은 “원작이 어렵다. 주제의 무거움과 스토리의 철학적인 부분이 국내외 프로덕션에게는 부담이 됐다. 모든 연령대를 어우려야하는 뮤지컬에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어려운 원작자의 기조는 유지하되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솔직히 김준수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 연출을 하기로 했다”고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작품성이 좋아도 흥행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게 엔터, 쇼다. 원작, 스태프, 배우가 갖춰서 있어서 작품을 소신껏 소화할 수 있어서 참여하게 됐다. 창작은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해야한다. 김준수의 힘이 컸다. 그의 스타성 덕분에 망하지 않고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다. 작품에 출연하는 모든 스타 배우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준수만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는 오는 9월3일부터 10월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