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연습생들. 동아닷컴DB
I.O.I 지상파 출연 제약…“여러곳서 견제”
‘꽃길’만 걸을 것 같던 ‘프로듀스101’의 소녀들이 ‘자갈길’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전속계약 해지 소송이 잇따르고, 방송 출연에도 일부 어려움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채널 엠넷의 ‘프로듀스101’와 이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걸그룹 I.O.I(사진)는 상반기 가요계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1월 말 방송을 시작한 ‘프로듀스101’이 초반부터 화제를 모으면서 팬덤이 생겼고, 광고·행사업계에서는 11명의 최종 멤버가 결정되기 이전부터 섭외 경쟁이 펼쳐졌다. I.O.I 혹은 멤버 개인이 맺은 광고 계약건수만 10건이 넘는다. 4월 발표한 첫 음반도 상반기 6만4000여장 판매하면서 상반기 음반판매량 20위에 올랐다. 상반기 디지털 종합차트 100위권에도 ‘프로듀스101’ 관련 곡이 5곡이나 올랐다. 이들은 웬만한 톱스타 못지않은 스타덤 속에 화려한 미래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연습생들이 송사에 휘말리는 등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 최은빈은 다른 연예기획사 GM뮤직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4월 피소됐다. 이수현과 이해인은 5월 소속사 S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안예슬도 “계약서에 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2일 소속사 마제스티엔터테인먼를 상대로 계약해지 소송을 냈다. 이는 모두 자칫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이어져 향후 정식 데뷔 활동에서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블채널 출신이어서 지상파 방송 출연이 일부 원활하지 못한 것도 ‘프로듀스101’ 출신들에게는 ‘자갈길’이다. I.O.I는 4월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지만, 지상파 음악방송은 KBS 2TV ‘뮤직뱅크’에만 등장했을뿐, MBC와 SBS는 이들을 부르지 않았다. I.O.I에 최종 선발된 멤버가 소속된 걸그룹 역시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고 있다. I.O.I 멤버 김세정, 강미나가 포함된 구구단은 데뷔 3주차를 맞았지만 현재까지 MBC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정채연이 소속된 다이아 역시 활동 4주차인데도 같은 상황이다.
한 I.O.I 멤버의 소속사 관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를 여러 곳에서 느끼고 있어 향후 활동에 대한 걱정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잘 헤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