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明과 暗①] ‘부산행’ 공유, 부성애 공유한다

입력 2016-07-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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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 동아닷컴DB

배우 공유. 동아닷컴DB

■ 오락영화 넘어 가족영화로

재난 통해 가족 의미 되찾는 가장
좀비 소재 생소함, 부성애로 상쇄


흥행 영화의 인기 키워드 ‘부성애’가 이번에는 배우 공유의 차지다.

영화 ‘부산행’(사진)의 주인공 공유가 부성애를 장착하고 관객을 맞는다. 좀비 소재의 재난 블록버스터인 영화는 긴박한 상황을 쉼 없이 펼치면서도 한편으로 어린 딸을 둔 아빠 공유를 통해 감동과 함께 눈물까지 자극한다. 이를 통해 단순 오락영화를 넘어 가족영화로서 다양한 연령대 관객을 공략한다.

그동안 부성애를 중심에 내세운 대개의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특히 ‘7번방의 선물’과 ‘국제시장’, 외화 ‘인터스텔라’는 연이어 1000만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어린 자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진한 감동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는 영화 속 부성애는 관객과 소통해온 불변의 흥행 키워드로 꼽힌다.

공유가 ‘부산행’에서 그리는 부성애 역시 앞서 흥행작이 담은 아빠들의 이야기 못지않다. 그동안 한국영화가 주목하지 않았던 좀비 소재가 일부 관객에게 생소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는, 공유가 그리는 익숙한 부성애를 통해 상쇄된다. 영화는 공유를 통해 가족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앞선 흥행작에서 류승룡, 황정민 등 40대 배우가 표현한 부성애와 비교해 공유는 현실성을 더했다는 점이 차이다. 공유는 영화에서 성공에 몰두하는 아빠를 대변한다. 양보나 희생의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그래서 현실에 더 가까운 가장이다.

그러다 재난이 극심해지면서 잊고 있던 가치를 되찾는 공유의 모습은 이야기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완성하는 힘이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주인공으로 가장 먼저 공유를 떠올려 출연을 제안했다”는 연상호 감독의 확신이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난영화에 처음 출연한 공유가 첫 손에 꼽는 가치도 부성애다. 공유는 “좀비와 격투, 찜통더위에 기차 내부 촬영까지 육체적으로 어려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린 딸과 펼치는 마지막 장면”이라며 “나를 향해 ‘아빠’라고 소리치는 아이의 모습은 오래 잔상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에서도 멜로와 액션 장르에 주력해온 미혼의 스타 공유가 부성애를 그리기는 처음이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다. 최근 더욱 풍부해진 표현력은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공유는 ‘부산행’에 머물지 않고 올해 연말까지 변신을 거듭할 계획이다. 9월에는 또 다른 주연영화 ‘밀정’을 내놓는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내놓고 활약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펼친다. 이어 11월에는 판타지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불멸의 존재를 그린다.

이해리 기자 gofl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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