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性추문②] ‘혐의=유죄?’, 마녀사냥에 인권은 없다

입력 2016-07-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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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진욱. 동아닷컴DB

인터넷 마녀사냥에 스타들 고통
찌라시 난무…고소 여성 비하도

최근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연기자 이진욱은 해당 사건과는 관련 없는 일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또 다른 연예인은 이른바 ‘찌라시’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본질적이지도 않은 사안으로 구설에 오르기 일쑤다. 이 쯤 되면 이미 연예인에 대한 모든 ‘심판’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명예훼손이니, 허위보도니, 연예기획사들의 ‘정당한’ 주장은 그저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할 뿐이다.

갖은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연예인의 ‘인권’은 보장받아서는 안 되는 것일까. 또 그와 얽히고설킨 주변인들이 당하는 이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 혐의 유무 떠나 2차 피해 심각

이진욱은 성 관련 범죄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받기 전부터 대중의 쏟아지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매체의 자극적인 온라인 뉴스에 누리꾼은 호응하듯 댓글을 작성한다. 이진욱은 온라인 공간에서 사건 결론이 나오기 전에 난도질당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해당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과거 행적까지 되새김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0년 연예병사(홍보지원대원)로 군 복무하던 도중 영외이탈로 휴가를 제한받았던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다시 알려지면서 그의 행태를 연관지어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 커뮤니티사이트에는 이진욱이 “클럽문화를 즐긴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유포되는 실정이다. 혐의 유무를 떠나 이진욱을 향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성폭행 혐의로 고소됐다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민기 역시 사건의 본질과는 상관도 없는 내용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가 출연한 한 영화의 베드신 영상이 다시 한 번 온라인상으로 확산되면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찌라시’ 유포는 빠른 속도로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박유천 사건과 관련한 찌라시는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는 글이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져 대중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 추문의 피해는 또 다른 이들에게

이는 비단 연예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관련 여성의 피해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인권의 테두리를 침해받고 있다. 일부 연예인을 성추행이나 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들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돈이 목적인 ‘꽃뱀’”이라고 단정 짓는다. 신상정보와 얼굴 등 여성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는 온 데 간 데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만다. 박유천을 고소한 한 여성은 조심스럽게 진행한 소 취하 당시 상세한 내용이 공개돼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진욱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수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의 한 관계자는 “고소인이 언론 보도로 인해 심리가 불안한 상태다. 고소장 접수 때에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신신당부했을 정도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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