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의 선입견을 깬 김준완

입력 2016-07-25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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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누구나 선입견은 있다. NC 김경문 감독에게는 김준완(25)이 그랬다.

김준완은 올 시즌 팀의 1번타자로 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해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타격에서는 물음표가 달린 선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출루가 좋은 타자만이 차지할 수 있는 리드오프에 배치되고 있다.

김준완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3년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 ‘연습생’ 신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팀 내에서 크게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5년 슈퍼캐치를 몇 번 선보이며 수비력은 인정받았지만 30경기에서 타율이 0.227에 불과했다.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타석에서의 소극적인 자세’였다. 김준완의 타격을 지켜본 코치들은 한결 같이 그에게 “적극적으로 쳐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도 그럴 것이 KBO리그에서는 공격적인 타자가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됐다. 올해만 해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 30명이 넘게 타율 3할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심화되는 타고투저 시대에 김준완은 어떻게 보면 반대의 길을 걷는 선수였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는 대신 최대한 공을 보는 스타일을 유지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김)준완이를 보면서 나 역시 ‘좀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했었다”며 “그러나 내가 잘못 생각했다. (김)준완이는 저렇게 치는 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타격이었다”고 말했다.

김준완은 NC에 입단할 때도 선구안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빼어난 눈썰미는 올 시즌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단순히 안타를 때려내거나 볼넷을 골라내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풀카운트 승부가 많고, 풀카운트일 때 3할을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투수를 끝까지 괴롭힌다는 증거다. 24일까지 타석당 투구수도 평균 4.4개다. 리드오프답게 최대한 많은 공을 지켜보면서 투구수를 늘리고, 상대투수의 정보를 팀 타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김 감독은 늘 “야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감독을 오래 하고 있지만 매일 배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준완도 10년 넘게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줬다. 올해 그의 활약이 더 의미 있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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