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첫 한국영화 투자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밀정’은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Special Presentation) 부문은 매년 세계적 거장들의 쟁쟁한 신작 70여편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에 빛나는 ‘스포트라이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디판’, 톰 후퍼 감독의 ‘대니쉬걸’ 등이 소개된 바 있다. 해당 부문에 한국영화가 초청된 것은 2011년 ‘카운트다운’ 이후 5년 만. 2009년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2006년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 등이 있었다.
김지운 감독은 앞서 ‘악마를 보았다’(2010)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으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바 있으며, 이번 신작 ‘밀정’으로 또다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됨으로써 토론토 영화제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부문에 연속 입성하게 되었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지오반나 펄비(Giovanna Fulvi)는 “서사 시대극이자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스릴러, 매력적인 첩보물인 ‘밀정’은 우정, 애국심 그리고 복수에 관한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암울했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근대사 시절에 한줄기 빛을 드리운 ‘밀정’은 우아하면서도 재미가 넘치는 영화로, 김지운 감독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다재다능한 비주얼 스타일리스트이자 가장 중요한 한국 영화 감독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라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해외 배급을 맡은 화인컷에 따르면 ‘밀정’은 약 2,000석에 달하는 Princess of Wales Theater에서 북미 관객들을 처음 만날 예정이다. Princess of Wales Theater는 토론토 국제 영화제 초청작들이 상영되는 주요 극장들 중에서도 규모 면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극장으로, 기존 초청작들을 보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을 비롯해 ‘이미테이션 게임’ ‘그래비티’ 등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두루 갖춘 영화들이 많아 ‘밀정’의 국내 개봉에도 더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 또한 같은 부문에 초청돼는 쾌거를 이뤘다.
프로그래머 지오반나 펄비는 ‘아수라’ 초청 이유에 대해 “숨막히는 스케일과 정교하게 짜인 캐릭터들의 균형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무비”라고 평하며 “특히 정우성은 ‘무사’ ‘태양은 없다’ ‘비트’ 이후 네 번째로 김성수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도시의 어두운 지하세계 속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한도경’ 캐릭터에 자신을 투영시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도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그래머 지오반나 펄비는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베스트셀러 ‘핑거스미스’의 이야기를 일제 강점기 조선으로 옮겨와 에로티시즘이 담긴 스릴러이자 시대극으로 훌륭히 재탄생 시켰다”면서 “뛰어난 미장센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넘나들며 관객의 눈과 생각, 가슴을 채워줄 호화로운 잔치를 벌인다”고 ‘아가씨’ 초청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월 개봉해 국내에서 42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아가씨’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다시 한 번 메이저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아가씨와 그녀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 사이에서 서로를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편,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재회, 송강호와 공유의 최초의 만남,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등 남다른 개성으로 영화에 다채로운 색깔을 더하는 배우들의 앙상블로 주목 받고 있는 ‘밀정’은 9월 개봉 예정이다.
더불어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로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주연을 맡았다. 올 하반기 기대작으로 국내 개봉에 앞서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