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풍광이 매력인 외도 보타니아 놀이조각공원에서 바라본 남해. 코발트빛 물색과 하늘, 푸른 숲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제 앞바다 60여개 섬 중 하나인 외도는 지중해풍으로 잘 가꾸어진 정원과 조각예술품, 푸른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김재범 전문기자oldfield@donga.com
‘외도’에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향기가…
동백나무 우거진 원시림도 장관 연출
여름휴가 성수기는 7월 말부터 8월 초다. 혹시 아직까지 여름휴가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면 올해는 국내여행, 특히 남쪽 바다로 눈을 돌려보자. 통상 국내 여름휴가 선호 여행지로는 제주도나 강원도 산악, 또는 동해안 일대를 많이 찾는다. 하지만 다도해의 아기자기한 섬과 시원스런 해변 절경이 어우러진 남녘의 바다도 여름철 여행의 낭만을 느끼는 최적의 장소다. 그중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 때 많은 국민들이 이 지역을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한 거제는 남도 바다·섬 투어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거제 관광의 ‘필견코스’로 꼽히는 해금강의 기암절벽. 김재범 전문기자oldfield@donga.com
● 해금강 십자동굴로 들어가면 절로 탄성
요즘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거제는 한려수도 여행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곳이다. 푸른 바다에 보석처럼 박힌 섬들과 오밀조밀한 해안을 돌아보는 즐거움이 일품이다. 숙박이나 음식, 교통 등 관광인프라의 수준도 높다. 실속파 여행객을 위한 가성비 높은 각종 민박, 펜션부터 모처럼의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고급 요트 리조트까지 다양하다.
거제여행의 주 테마는 역시 다도해 섬이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배로 20분 거리인 지심도는 일명 ‘동백섬’으로 불린다. 남해안 섬 중 가장 개체수가 많고 수령도 오래된 동백나무 원시림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동백꽃이 피는 시기는 아니지만 빽빽하게 우거진 나무로 햇빛도 잘 들지 않아 어둑하고 선선한 숲길은 걷는 재미가 있다.
해금강은 거제에 온 여행객이라면 10명 중 9명은 찾는 최고의 명소다. 박 대통령이 거제 휴가를 권하면서 울산 십리대숲과 함께 콕 짚어 “보석같이 좋은 곳”이라고 찬사를 했던 곳이다. 서로 맞닿은 두 개의 바위섬으로 구성된 해금강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됐다. 사자바위, 촛대바위 등 각종 기암괴석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절벽을 배로 돌아보다 보면 절로 찬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4개의 절벽 사이로 십자(十)형으로 이루어진 벽간수로를 따라 배를 타고 들어가는 십자동굴은 해금강투어의 백미다.
● 이국적 풍광 외도, 탁 트인 절경의 신선대 전망대도 필견 명소
지심도, 해금강이 자연이 일군 풍광의 매력을 느끼는 곳이라면, 외도는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 섬에 온 듯한 이국적인 정취가 인상적이다. 거제 앞바다의 60여개 섬 중 하나로 4km 떨어져 있다. 개인소유 섬으로 해안선이 2.3km로 작지만, 해발 80m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도와 서도로 나뉘는데, 동도는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서도에 섬주인 이창호 최호숙 부부가 45년간 가꾼 해상식물공원과 조각공원이 있다. ‘겨울연가’ 등의 드라마와 각종 CF 촬영장소로 알려져 해외 관광객의 발길도 잦다.
섬 투어 못지않게 바닷가에도 꼭 돌아봐야할 명소들이 있다. 해금강 마을에서 학동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신선대 전망대는 그중에서도 남해를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는 형상의 신선대를 중심으로 주변의 해안 경관과 섬들이 어우러진 탁 트인 절경이 멋있다. 언덕에 자리 잡은 붉은색 풍차가 인상적인 ‘바람의 언덕’과 잔잔한 파도에서 물놀이를 하면서 덤으로 주변 섬의 경치도 즐길 수 있는 구조라 해수욕장도 거제여행에서 꼭 챙겨볼 명소다.
글.사진 거제|김재범 전문기자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