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김희애. 사진제공｜SBS
SBS주말드라마
7월 30일 첫 방송
김희애, 지진희, 곽시양 주연
원작인 일본드라마를 이미 본 탓일까. 미안하지만 부정적인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리메이크 소식을 접했을 땐 설렘과 기대가 컸다. 첫 방송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1회. 고개를 젓고, 두 눈을 비볐다.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유난 좀 떨었다. 원작은 4,50대 남녀의 청춘들 못지않은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면서, 단단해지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른, 바로 이 부분이다. 50대를 앞둔 여주인공은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선택을 해왔다는 것. 그 선택으로 다른 뭔가를 잃었을 것. 나는 대체 무엇을 얻고, 잃을 것일까.” 이 대사에 홀려 사전을 찾아가며 메모해둔 기억이 난다. 원작을 봤던 때가 서른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나고, 당시의 생생한 감성과 감정을 김희애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드라마 제작 PD인 여주인공 나이 때까지 결혼을 못하면, 아니 안했다면 비슷한 인생을 꿈꾸기까지 했다.
원작에선, 직장에서는 똑소리 나고, 밖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모습에 끌렸지만, 이상하게도 김희애의 캐릭터는 민폐만 끼치면서 사과할 줄을 모른다.
물론 이제 2회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지만, 바람은 희망사항에 그칠 것 같은 ‘촉’이 서고 말았다.
대신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 시선강탈. 시청 목적이 확실했기 때문에, 고혹적이고 우아한 매력의 대명사인 김희애의 생기발랄한 도전에는 처음부터 관심 없었다. 하지만 온몸을 내던지는 그의 열연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한 때 ‘물광’ 메이크업으로 20대 여성들에게도 추앙받았던 김희애가 물에 닿아 발개진 피부를 드러냈다. 막춤까지.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주변에 원작을 추천했을 땐 ‘엄지 척’을 받았는데, 지금은 분노의 메시지가 한 가득이다.
한 마디 : 이건 아니야!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아리까리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