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리그 최정상급 투수도 심판에 따라 경기 초반 연달아 볼넷을 내주고 집중 안타를 맞으며 대량 실점한다. 던질 곳이 없다.”
NC 김경문 감독의 말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극심한 타고투저의 한 원인인 것 같다. 어떻게 버티겠나.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조금씩 다른 건 존중한다. 그러나 좁을 때는 너무나 좁다”고 말했다.
KBO리그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은 리그에서 3할 타자 30명을 넘는 기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른 경기시간 증가는 리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외국인 투수들은 KBO리그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무척 애를 먹는다. LG에서 퇴출된 스캇 코프랜드는 자신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우타자 기준 몸쪽 낮은 코스에서 자주 볼로 판정될 때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몇 년 전부터 KBO는 스트라이크존의 폭을 놓고 고심했다. 2009시즌 종료 후 당시 유영구 KBO총재는 공식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의 양쪽 폭을 3.5㎝씩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겨울 동안 심판들에게 집중 훈련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2010년 이를 리그에 적용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공식적인 발표 없이 스트라이크존은 원위치 됐다. 무등구장과 목동구장에만 설치됐던 투구추적시스템이 전 구장으로 확대됐고, 젊은 심판진이 많아지면서 스트라이크존은 더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
한 베테랑 투수는 “심판들이 방송중계를 의식하는 게 느껴진다. 방송 그래픽은 2차원적이기 때문에 3차원 공간의 스트라이크존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데 존을 타고 들어가는 공, 걸쳐서 미트에 도달한 공 등은 경력이 짧은 심판일수록 잘 잡아주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가운데로 공을 던지거나 볼넷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특히 올해 너무 많다”고 답답해했다. 한 투수는 “투수에게는 지옥과 같은 리그다”고 표현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은 과거 메이저리그보다 가로는 넓고 세로는 짧다. 그러나 이제 우타자 기준 바깥쪽의 경우 메이저리그보다 훨씬 좁다. 김경문 감독은 “‘방송은 참고용’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는 몸쪽 공의 위험성 때문에 바깥쪽 존은 넓고 몸쪽은 좁다. 이제 타자들이 존 위쪽은 다 칠 수 있다. 더 넓혀도 문제없다고 본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KBO리그 심판위원회는 공식적으로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 비해 좁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심판들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판정은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각 심판들의 판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KBO는 스트라이크존 적용 및 확대 등에 관해 시즌 종료 후 논의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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