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산자’ 천만 감독 강우석×대세 차승원 시너지를 기대해

입력 2016-08-30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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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감독 강우석과 대세 배우 차승원이 손잡았다. 두 사람이 올 추석 스크린에 펼치는 인물은 고산자 김정호 선생다.

강우서 감독과 차승원은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작품은 취재진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유준상 신동미 김인권 등이 참석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미천한 신분으로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누구나 다 알지만 누구도 다 알지는 못하는 김정호 선생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첨예한 관계를 담았다.

이날 강우석 감독은 “영화를 작업하자마자 엄청나게 후회했다. 하다가 죽을 것 같더라”며 “어쨌든 좋은 배우들과 함께 무사히 끝나서 이젠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시험을 끝난 학생을 대하듯 우리 영화가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면 잘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차승원은 “1년여 만에 선보이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김정호 선생님에 대해 유추해보고 찾아보고 생각도 많이 해봤다. 과연 그 분이 이런 시도를 어떻게, 무슨 생각으로 했을지를 생각해보니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틀림없다”며 “엄청난 분을 어깨에 지고 연기했다. 내가 그 분을 만분의1이라도 쫓아갔을까 하는 생각에 겸허해지고 겸손해진다. 애정 어린 눈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유준상은 “내 인생에서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강우석 감독님의 스무번째 작품을 함께해서 영광이다. 감독님이 매 순간 현장에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열정을 보여주더라. 많은 기대 바란다”고 감회를 전했다.

또한 신동미는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감동이 가시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강우석 감독 키드 세대다. ‘투갑스’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보면서 자란 세대다.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했는데 감독님을 보니 정말 대단하더라. 내가 너무 편안하게 찍으면서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한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울컥했는지 갑자기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 첫 천만 영화 ‘실미도’(2003)를 연출한 강우석 감독.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최근 몇 년간 흥행에서 쓴 맛을 본 강 감독이 절치부심 끝에 선보이는 스무번째 작품이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에 집중했을까.

강 감독은 “‘실미도’를 찍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실제 사건임에도 불구,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했다. 그러나 작업하면서 미술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를 내가 하지 않으면 일생 후회할 것 같았다. 결심하기까지 두달 정도 걸렸다. 꼭 해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우리의 삶이다. 각박하고 팍팍한 삶을 살면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이어 “원작 소설을 읽고 난 다음에 그는 무엇을 얻기 위해 이렇게 했나 싶더라. 목판을 찍는 대에만 수십년이 걸렸을 것이다. 소설을 읽다 원판이 보고 싶어졌는데 실제로 원판을 보는 순간 기절할 뻔했다. 드라마적인 장면보다 훨씬 더 울컥했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더라. 엄숙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대동여지도의 위대함과 김정호 선생의 생각 등을 자라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실미도’가 너무 재미없어서 아직도 끝까지 못 본다. 그런 군상을 가지고 유머를 넣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정치색과 이념과 철학을 말하더라도 인간이 뿜어낼 수 있는 유머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연출했다”고 셀프 디스를 하기도 했다.


차승원에게도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지니는 의미는 여타 작품과 비교 불가 수준으로 남달랐다. 그는 “누구나 김정호 선생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기록된 바가 별로 없다”며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배우로서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인물의 위대함을 쫓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처음 시작할 때와 비슷하게 부담감이 있다. 김정호 선생님의 집념과 그 당시 그가 했을 생각들보다는 그 분의 인간적인 면과 이면을 생각하면서 연기하고자 했다”면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배우로서 나에게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인생의 한 포인트로 작용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죽을 것 같은 시간’을 이기고 스크린 문을 두드리는 강우석 감독은 대세 ‘차승원 버프’를 받고 다시 천만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까. 또한 예능에서는 승승장구하는 중이나 스크린에서는 번번이 고전을 맛본 차승원도 강우석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이 호흡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월 7일 추석 시즌 관객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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