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짜릿·황당·기상천외! KBO리그 홈런의 역사

입력 2016-09-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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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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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축구는 골인과 함께 탄생했다. 그러나 야구는 처음에 홈런도 담장도 없었다. 야구가 도시에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경기장에서 열리기 시작하며 홈런은 자연스럽게, 혹은 어쩔 수 없이 태어났다. 마치 크리스토프 콜럼버스가 인도를 향해 서쪽으로 항해하다 아메리카 대륙을 찾은 것처럼 담장이 필요해 생긴 홈런은 야구의 역사를 바꿨고 가장 극적인 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도 다양한 홈런기록과 함께 쑥쑥 성장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 나온 MBC 이종도의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과 그해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에 터진 OB 김유동의 만루홈런은 KBO리그가 국민스포츠가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출발이었다.

이승엽. 동아일보DB

이승엽. 동아일보DB



● 이만수부터 이승엽까지 KBO 홈런의 이정표

1986년 삼성 이만수와 해태 김봉연의 KBO리그 역대 개인통산 100호 홈런을 향한 레이스는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삼성과 해태, 영남과 호남의 라이벌 구도가 더해진 이 경쟁은 27세 이만수, 34세 김봉연의 신구 홈런왕 대결이기도 했다. 삼성 김영덕 감독은 이만수의 기록 도전을 위해 파격적으로 1번타자로 기용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도 했다. 이만수는 허리 부상 속에 역전을 허용한 적도 있지만 1986년 9월2일 빙그레전에서 사상 최초 100호 홈런 주인공이 됐다.

1988년 해태 김성한이 KBO리그 사상 최초 30홈런 시대를 열었고, 1992년 빙그레 장종훈은 사상 처음 시즌 40홈런을 때린 후 눈물을 펑펑 쏟았다. 1999년에는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시즌 50홈런이 터졌다. 삼성 이승엽이 23세의 나이로 122경기 만에 달성한 기록이었다.

SK 박경완. 스포츠동아DB

SK 박경완. 스포츠동아DB



● KBO리그 35년을 장식한 별별 홈런들

올해로 KBO리그가 35년째에 접어드는 만큼 다양한 홈런 기록이 탄생했다. 한 시즌 최다 팀홈런은 2003년 삼성의 213홈런인 반면, 한 시즌 최소 팀홈런은 1993년 롯데가 기록한 29홈런이다. 지난해 롯데 강민호가 기록한 홈런수(35)에도 미치지 못한다.

SK가 올해 21연속경기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MBC는 1985년 18연속경기 무홈런을 작성하기도 했다. 2001년 8월17일 삼성 이승엽~마르티네스~바에르가~마해영은 4연속타자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1경기 최다홈런은 박경완이 현대 시절이던 2000년(5월19일 대전 한화전), 박병호가 넥센 시절이던 2014년(9월4일 목동 NC전)에서 기록한 4홈런이다. 특히 박경완은 유일한 1경기 4연타석 홈런 기록의 소유자다. 삼성 나바로가 2014년 역대 2번째 4연타석 홈런을 뽑아냈지만 2경기에 걸쳐 만든 기록이었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이던 2010년 9연속경기 홈런으로 세계기록을 세웠고, 정경배는 삼성 시절이던 1997년 5월4일 대구 LG전에서 역대 유일한 ‘1경기 만루홈런 2개’의 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가장 짜릿한 순간, 통산 끝내기 홈런은 한화에서 은퇴한 이도형이 통산 6개로 최다이며, 이승엽과 한화 김태균 등이 5개로 뒤를 잇고 있다. 두산 송원국은 2001년 6월23일 ‘데뷔 첫 타석 대타 초구 끝내기 결승 만루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LG 이병규(9번)와 이병규(7번)는 2010년과 2011년 ‘한 팀 동명이인 한 이닝 동시홈런’이라는 희귀한 기록을 두 번이나 세웠다. 1986년 청보 양후승은 이미 이날 홈런을 기록한 친형 양승관의 대타로 나서 홈런을 때려 ‘최초 형제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양승관-양후승이 같은 팀이었다면, LG 나성용(현 삼성)과 NC 나성범 형제는 2015년 6월 2일 마산에서 적으로 만나 한 경기에서 형제 홈런을 기록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해태 선동열이 1989~1990년 319연속이닝 무피홈런의 역사를 썼는데, 이용규는 KIA 시절(2006~2010년) 1640타석 무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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