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박보검의 시대가 도래하다

입력 2016-09-07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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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이런 완전체는 처음’… 박보검의 시대가 도래하다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배우 박보검의 원맨쇼다. 제작진은 박보검 외모에 담긴 이중성을 날카롭게 파악했고, 박보검은 감독과 작가가 만들어 놓은 무대 위에서 영리하게 자신을 드러낼 줄 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은 박보검의 첫 사극 작품이다. 앞서 영화 ‘명량’ 토란 소년으로 사극을 경험했지만 주인공으로서 극 전반을 이끌어 가는 건 ‘구르미’가 처음이다. 하지만 박보검은 처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퓨전 사극과 정통 사극의 경계를 ‘대놓고’ 넘나들며 60분을 가지고 논다. 몰입을 높이는 호연은 시청률 상승세로 나타났고 ‘구르미’는 방송 2회만에 16%를 기록, 첫 회보다 2배 이상 수직 상승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박보검은 따스함과 냉랭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배우다.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 속 사이코패스 역할은 박보검만의 무기를 극대화한 작품이었고,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의 최택은 박보검이었기에 온전할 수 있었던 캐릭터다. 외유내강 최택의 이채로운 매력이 누나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고 동생팬들의 마음을 흔들며 세대를 아우르는 호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구르미’에서 박보검이 분한 왕세자 이영은 냉정함과 따뜻한 심성, 유머 감각까지 지닌 완전한 동화 속 왕자님이다. 박보검은 눈빛은 물론 눈썹, 입꼬리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걸 이영에게 투영한다. 대신들 앞에서 어리숙한 척 연기를 할 때는 청년 박보검 특유의 개구쟁이스러움이 소환되고 위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우정인 듯 아닌듯한 미묘한 감정은 사슴 같은 눈망울에 살짝 맺힌 눈물로 모든 걸 설명한다. 또렷한 발성과 발음은 정치 싸움 한복판에 있는 이영의 위태로움과 영특함에 이유를 더하고 ‘구르미’를 결코 가볍지 않은 청춘 사극으로 만든다.

업계에선 박보검의 스타성을 익히 확신해 왔다. 박보검은 ‘구르미’를 통해 배우로서도 성장, 확신에 확신을 더하며 박보검의 시대를 열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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