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고요한 “원클럽맨으로 20년 채우고 싶다”

입력 2016-09-08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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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FC서울 원클럽맨은 내 모든 노력과 인내가 담긴 호칭. 후배들에게도 꿈을 주고 싶다”

고요한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2004년 중학생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신분을 바꿨다. 기성용, 이청용, 고명진 등과 함께 FC서울의 미래로 여겨졌던 고요한은 조금 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다.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힌 고요한은 이제는 중요한 순간마다 FC서울을 구하는 ‘승부사’가 됐다.

“FC서울 원클럽맨이라는 사실을 영광으로 여긴다”며 겸손을 보인 고요한은 “20년 채우려면 7년 밖에 안 남았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 부임 후 팀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6연승도 있었다. 이에 대해 고요한은 “모두가 뒤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며 전진하고 있다. 감독님은 즉효약보다 장기적 시선으로 차분하게 상대팀들의 전술적 분석에 임하셨다. 선수들은 배려를 앞세우시는 감독님에게 고민거리 대신 웃음을 선사하자는 생각으로 뭉쳐 경기에 임했다”며 단합된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13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고요한은 FC서울에서만 일곱 번째로 맞이한 황선홍 감독을 두고 “감독님은 전략가다. 그냥 잘 해라, 열심히 해라 이런 대화가 아닌 촘촘하게 짜여진 플랜을 설명 해 주신다. 선수로서는 경기에 임하며 정확한 역할을 부여 받을 수 있다. 또 플레이에 있어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지해 주셔서 다들 재미있게 뛸 수 있다”며 설명했다.

고요한은 지금의 FC서울에 대한 설명으로 우선 ‘기회’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임민혁, 김정환과 같이 좋은 기량을 가진 어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능력만 있다면 누구라도 경기에 뛸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 것과 다름 없다”며 자신의 과거 얘기를 했다. “기회를 받지 못하던 어린 시절에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성용, 이청용 같은 동료가 뛰는 것을 보며 나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란 희망에 의지가 불타오른 경험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고요한이 말한 두 번째 키워드는 ‘경쟁’이었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열리면 자연스럽게 선배들도 긴장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게 된다. 결국 팀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며 말한 고요한은 이어 “하지만 그 경쟁 속에 전체를 이끌어주고 인정해 주는 것은 베테랑들의 역할이다. 전북전 뒤에도 주장 오스마르가 교체아웃 되었던 (김)정환이를 불러 경기 상황에 따른 전술적 변화였을 뿐이니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며 기를 세워주었다. 경쟁과 협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말했다.

고요한은 베테랑의 역할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전북전 후반전에서 실점 후 (곽)태휘형이 모든 선수들을 불러 모아 ‘우리 홈이고 안방이다.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말고 우리 플레이를 하며 하나씩 만들어가자. 홈 팬들에게 끝까지 투지를 보이자’고 말했다. 경기 중에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자 역시 베테랑인 (박)주영이 형이 몸을 던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FC서울은 젊은 선수들의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신구의 조화가 FC서울의 새로운 색깔이 되었다.”

고요한은 2013년 강원 전과 2014년 수원 전에서 극적인 골을 만들어 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올해는 ACL 16강전의 마지막 순간에 극적인 골로 승부차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와 관련하여 의외의 답이 나왔다. “사실 우라와전 때 시간이 많이 남은 줄 알았다. 필드의 선수들 중 혼자서만 초조해하지 않고 뛰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말한 고요한은 중요한 순간마다 활약하는 이유에 대해 “승부욕이 조금 센 거 같긴 하다. 프로 선수 중 승부욕이 없는 선수는 없지만 내가 유난히 더 이기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말했다.

FC서울은 10일 인천 원정을 떠난다. 다음주의 중요한 중국 원정을 앞둔 상태에서 갖게 되는 경기다. 하지만 단순히 리허설과 같은 의미로 볼 수는 없다. 고요한을 비롯한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 고요한과 FC서울은 경인더비 6연승을 달성한 뒤 중국으로 떠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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