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전준우의 투혼 “아직 순위싸움 포기할 수 없기에”

입력 2016-09-1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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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 스포츠동아DB

롯데 전준우(30)는 힘들다. 3일 경찰청 전역 이후 4일 광주 KIA전부터 휴식 없이 팀에 합류해 계속 경기에 뛰고 있다. 그는 “(제대 후 바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도 1군이라는 무대가 이렇다. 막상 뛰어보니까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같은 KBO리그라고 해도 1군과 2군은 엄연히 다르다. 2년간 아침형 인간으로 살았는데 야간경기를 위해 저녁형 인간으로 생활패턴을 바꾸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주위의 기대감이 워낙 커 부담감 역시 상당하다. 비단 전준우뿐 아니다. KIA 안치홍(26)도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국 가래톳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전준우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피로도는 성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이날 전까지 6경기에서 2안타(타율 0.095)밖에 때려내지 못하고 있었다. 복귀 첫 경기였던 4일 광주 KIA전에서 3점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5경기에서 안타를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69(271타수 100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했던 그였지만 1군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1군 복귀 후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전준우에 대해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퓨처스리그에서 90경기 가까이 뛰고 왔더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나름 (1군 복귀) 준비를 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도 경기 전 묵묵히 훈련을 소화했고, 더 이를 악물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유가 있다. 그는 “아직 순위싸움을 포기할 수 없는 게임차 아닌가”라며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무조건 (팀을 위해) 뛰어야한다”고 말했다.

절실함은 통했다. 전준우는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2-3으로 뒤진 3회에는 상대선발 봉중근을 상대로 역점2점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비록 팀이 지며 그의 활약이 빛바랬지만 ‘돌아온 전준우’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경기였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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