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날 선수들의 몸이 유난히 무거웠다. 톤도 컨디션 저하를 호소해 2세트까지만 뛰게 하고 뺐다. 당초 “톤의 2단 공격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던 최 감독의 구상도 미완에 그쳤다. 최 감독은 2세트까지 베스트 멤버를 풀가동했다. 신영석이 레프트에 들어오자 센터라인의 최민호~진성태까지 높이가 올라갔다. 라이트 문성민, 레프트 톤이 가세했고, 세터 노재욱, 리베로는 여오현과 신동광이 번갈아 나섰다.
2세트까지 이 멤버를 단 한번의 교체도 없이 밀고 나갔다. 그러나 1세트는 9-16까지 밀리더니 14-25로 허무하게 패했다. 2세트도 17-20까지 밀렸다. 그러나 문성민~최민호~신영석이 전위에 선 상황에서 무더기 점수가 쏟아졌다. 신영석의 블로킹, 최민호의 속공공격 2개, 톤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21-20으로 뒤집었다. 그리고 리베로 신동광의 백토스를 받아 문성민의 스파이크가 연달아 터졌다. 진성태의 속공에 이어 문성민이 다시 마지막 25점째를 해결했다.
최 감독은 3세트부터 문성민과 톤을 뺐다. 20-25, 22-25로 3,4세트를 연달아 내줬다. 4세트는 13-20까지 밀리다 추격전을 벌였으나 결국 22-25로 패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현대캐피탈답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에서 배구를 했다. 신영석을 테스트하기 위해 끝까지 썼다”고 말했다. 경기 후에도 신영석은 최 감독이 보는 앞에서 스파이크 때리는 연습을 지칠 때까지 무한 반복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신영석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사카(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