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커스버트 빅터가 사랑 받는 이유

입력 2016-09-19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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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버트 빅터(33). 사진제공|KBL

-실력과 인성 겸비…자기관리도 철저해
-약속시간 10분 전 도착…예의 바른 용병


전자랜드의 외국인선수 커스버트 빅터(33)는 지난 시즌 모비스에서의 안정적 활약을 바탕으로 다시 국내프로농구 무대에 서게 됐다. 그는 2015~2016시즌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15.09점·8.4리바운드·2.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모비스의 골밑을 단단히 지켰다.

국내프로농구 지도자들은 외국인선수의 실력만큼이나 인성도 중요시한다. 빅터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다. 늘 미소 짓는 얼굴이다. 모비스 함지훈은 빅터에 대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선수”라고 말했다. 자기관리도 철저하고, 약속시간도 잘 지킨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생활면에선 잔소리가 필요 없는 선수다. 혼자서 요가도 하고, 평소 훈련도 충실하게 한다”고 칭찬했다.

올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빅터를 지명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역시 칭찬일색이다. 유 감독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좀 혼을 내려고 해도 환하게 웃고 있으니 혼을 못 내겠다. 물론 딱히 혼낼 일도 없다. 자기관리가 무척 철저하다. 여름 동안 몸을 다 만들어서 팀에 합류했다. 약속시간도 한 번 어기는 일이 없다. 가장 빨리 나온다. 거기에다 해외리그 경력이 없는 제임스 켈리의 조언자 역할도 한다”며 흐뭇한 표정으로 빅터를 바라봤다. 실제로 빅터는 전자랜드의 중국 전지훈련 기간 중 가장 먼저 약속장소에 나오고 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빅터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항상 약속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학교 다닐 때도 항상 수업시작 10분 전에 가 있었다. 농구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팀 미팅시간 10분 전에 나간다. 여자친구가 있을 때도 그랬다. 정해진 데이트 시간 10분 전에 나갔는데, 여자친구는 늘 늦어서 많이 기다렸다”며 크게 웃었다.

빅터는 농구팬들 사이에서 ‘악수왕’으로도 유명하다. 프로농구에선 경기 종료 후 양 팀 감독이 본부석 앞에서 악수를 나누는데, 빅터도 매 경기 상대팀 코칭스태프와 악수를 했다. 승패가 일찌감치 갈린 경기에선 아예 상대팀 벤치 쪽으로 먼저 다가가 있다가 악수를 청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빅터는 “상대팀 코칭스태프를 존중하는 뜻에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악수를 했을 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오기 전 유럽(스페인·러시아·프랑스)에서 뛸 때부터 습관처럼 해온 것이다”고 밝혔다.

다롄(중 랴오닝성)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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