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큐바니즘 “자유로운 음악 아프로큐반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입력 2016-09-21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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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바니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큐바니즘(한송이-드럼, 선란희-기타, 심재영-베이스, 김민정-보컬, 김다희-키보드, 전유진-퍼커션, 김은경-피아노)이라는 밴드에 대한 첫인상은 ‘희귀하다’였다.

‘독특하다’나 ‘특이하다’는 그다음이고 그야말로 낯설고 생소해서 희귀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여성 7인조밴드 자체도 드문 판에, ‘아프로큐반’이라는 생소한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중 한가지만으로도 ‘별종’ 소리를 들을 판국에 두 가지를 다 같이 하고 있으니, 그 희소성은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냥 느낌만이 아니다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아프로큐반 밴드는 실제로도 우리나라에서 큐바니즘이 유일하다.

큐바니즘 결성의 주축이 됐던 전유진은 “그냥 내 사심 100%로 만든 거다. 라틴 음악을 하는 팀이 별로 없어서 밴드를 만들려고 했는데, 여자가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아프로큐반 음악에 관심이 있던 건 아니고, 그냥 흥겨운 걸 좋아해서 다 듣다보니 라틴음악이 가장 좋아져 하게 된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평범하게 생각했을 때 타악기 리듬이 주축 이루는 라틴 음악인 만큼 여성만으로 밴드를 구성하면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유진은 “우린 이게 무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유진은 “우리의 연주를 보면 알겠지만, 한송이의 드러밍은 엄청나게 힘이 넘친다. 그리고 남녀가 모인 밴드는 여성성을 강조하기 힘든데, 우린 여성성도 강조할 수 있고, 남성성도 강조할 수 있다. (여성 밴드를 구성하는 게)우리의 정체성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거 같았다”라고 밝혔다.

여성 7인조 밴드를 구성한 이유는 그럭저럭 해소가 됐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아프로큐반, 라틴 계열 음악을 선택한 것은 단지 ‘취향’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설명하기엔 완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에 아프로큐반 음악의 매력을 묻자 전유진은 “아프로큐반음악은 노예시절 힘든 시기를 음악으로 풀어냈다. 그러다보니 슬픈 감정이 있다. 우리나라는 한을 직접적으로 풀어내는데, 아프로큐반은 가사는 힘든데 리듬은 엄청 신난다.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내는 그런 느낌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일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쿠바 음악 자체가 스페인과 아프리카, 쿠바 등등 여러 가지 사상이 섞여있다. 즉, 자유로운 사상이다.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음악인 것이다. 거기 공감을 했다. 우리도 쿠바음악에 대중적인 요소를 섞어, 그런 여러 장르를 융합시키는 것이 특징이라 생각한다”라고 자유로운 음악스타일을 아프로큐반음악의 매력으로 꼽았다.

더불어 한송이는 “또 다른 특징이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살사 댄스를 몰라도, 자유롭게 춤이 나올 수 있는 게 돋보이는 매력인 거 같다”라며 “9월 30일 우리 콘서트에서는 대표로 보컬 김민정이 춤을 출거다”라고 김민정을 앞세워 웃음을 자아냈다.

아프로큐반 음악이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아무리 매력 있고 좋은 음악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듣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리고 아프로큐반 음악에 대한 낯섦과 생소함은 대중들이 다가서기 어려운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큐바니즘은 ‘개인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실제 멤버 대부분은 큐바니즘 외에도 별도의 개별 활동을 하고 있으며, 보컬 김민정의 경우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해 린과 호흡을 맞춰 우승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개별 활동들은 다시 큐바니즘을 알리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큐바니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한송이는 “민정이가 못 느꼈을 수도 있지만, ‘듀엣가요제’에 나가기 전에는 ‘라틴 보컬이라 어렵다’라는 말은 있어도 ‘라틴 보컬이라고 해서 잘한다’는 말은 많이 없었다. 하지만 ‘듀엣가요제’에 나온 다음에는 ‘진짜 잘하는 보컬’이라고 하더라”라고 큐바니즘과 아프로큐반 음악에 대한 인식 재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전유진도 “우리 팀에서 항상 말하는 게 ‘개개인의 명성이 올라가는 걸 지향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고, 김민정은 “개인 활동을 지향하는 건, 경험이 많아야 음악적인 능력치, 자신의 음악적인 역량이 더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한 장르만 우물을 파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가지를 더해 나가는 걸 지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의 추구는 아프로큐반 음악의 자유로운 사상의 결합과도 맞닿아 있다.

심재영은 “신기한건 개인 활동을 통해 느낀 게 큐바니즘 음악에도 조금씩 담긴다는 거다. 이런게 아프로큐반 음악의 매력인거 같다”라고 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큐바니즘을 알렸다.

큐바니즘이 자신들의 음악을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자신하는 진짜 이유는 ‘라이브’다.

이들이 라이브에 자신을 갖는 이유는 여러 경연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둔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큐바니즘은 2016년 세계밴드대회 독일 이멀겐자 페스티벌 한국결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정은 “이멀겐자 페스티벌의 취지가 36개국 나라의 대표를 선발해서 최종적으로 독일에서 무대를 갖는 페스티벌인데, 한국대표는 못됐지만 전국 몇 백팀의 밴드 가운데 4위에 올랐다”라고 현장의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유진은 “처음에는 ‘음악 연주만 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 대회를 하면서 퍼포먼스나 음악 외적인 걸 생각하게 됐다. 또 이멀겐자 페스티벌에서는 우승을 못했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는 1등을 했다”라고 밝혔다.

심재영은 “희망을 본 게, 우리도 (우리 음악이)다가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락, 힙합처럼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장르의 참가팀도 많았다. 그분들의 음악도 관객들이 좋아했지만, 그중에서 라틴음악, 아프로큐반음악을 하는 우리가 1등을 했다”라고 아프로큐반 음악의 가능성을 엿보았다고 말했다.

전유진과 한송이는 “가서 보니까 다 즐기고 춤을 추고 그랬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맞는데 우리나라에서 (아프로큐반 음악의)저변을 다지고 싶다. 어렸을 때 어디선가 ‘밴드가 안정세에 접어드는데 10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5년이 됐는데, 처음 시작할 때보다 한 사람, 두 사람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10년이 되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거 같다”라고 희망에 찬 다짐을 밝혔다.

그리고 큐바니즘의 이런 ‘라이브의 힘’은 가까운 시일 내에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9월 30일과 10월 1일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김민정은 “우리가 음반에는 담아내지 못 하는 게 라이브에서의 에너지다. 우리가 좀 더 자유로운 공연문화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티켓가격이 아깝지 않은 밴드가 되고 싶다”라고 라이브에 자신감을 드러냈고, 한송이는 “‘이것도 라틴이었어’ 이런 생각을 하는 무대도 있을 수 있고, ‘이 친구가 이런 매력이 있었어’하는 무대도 있고, 다양한 무대를 준비했다. 콘서트 보면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 친구 음색이나 연주를 들어보니 다른 음악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겠다’라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콘서트에서의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했다.

이어 한송이는 “아프로큐반 밴드이지만 그걸 넘어서 ‘큐바니즘 밴드가 정말 잘 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싶다. 물론 일단, 그전에는 ‘아프로큐반하면 큐바니즘’이라고 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지만, 단순히 ‘희귀하다’는 평이 아닌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선 대중과의 끊임없는 소통만이 해답이다.

물론 큐바니즘도 이를 충분히 알고 있다.

전유진과 한송이는 “큐바니즘은 대중을 향해 나아가는 팀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매번 나아지고 있다. 다음, 또 다음 앨범에서 이전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방송도 나갈 수만 있다면 무조건 나가고 싶다. ‘유스케’도 ‘뮤직뱅크’도 관계없다”라고 말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

이어 한송이는 “사라들이 우리 음악을 들을 때 그냥 편하고 신나게 들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부담없이 접하고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 김민정은 “우리가 인원도 많고 악기도 다양하다보니까 장소적인 제약이 있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지만 이런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해 하지 못했던 것을 채워나가고 싶다”라고덧붙이며 “그러니까 우리 콘서트 많이 보러 와 달라”라고 마지막까지 유쾌한 콘서트의 홍보를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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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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