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투자의 현인’ 워렛 버핏의 유명한 말이다. “도박판에서 호구가 누군지 모른다면 당신이 호구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롯데의 행보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빗나가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씁쓸하다 못해 안타까울 지경이다. 롯데의 거듭된 성적 저하는 곧 FA 영입의 오류와 그 흐름을 같이 한다.
롯데 FA 영입을 관통하는 한 가지 맥락은 ‘임시방편적’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난시즌에 불펜이 약했으니까 FA 시장에서 불펜투수를 뽑겠다. 이러면 약점이 메워 진다’는 식이다. FA 시장에서 불펜투수가 왜 고비용 저효율로 측정되는지, 불펜 FA 영입 성공사례는 어땠는지, 지금 우리가 뽑고 싶은 선수를 왜 원 소속팀은 굳이 잡으려 하지 않는지에 대한 검증은 후순위였다.
롯데는 이미 2011시즌 직후 FA 시장에서 정대현과 이승호라는 FA 불펜투수를 영입한 전력이 있다. 정대현에게 4년 36억원, 이승호에게 4년 24억원을 투입했다. 이승호는 2012시즌 1년(41경기 48.2이닝 방어율 3.70)만 뛰고 특별지명으로 NC에 내줬다. 정대현은 4년 동안 FA 재취득 조건조차 채우지 못해 올해도 롯데에서 뛰었는데 24경기 17.1이닝에서 방어율 5.19다.
학습효과란 것이 무색하게 2015시즌 후 롯데는 다시 불펜 FA에 통 큰 지갑을 열었다. 손승락에게 60억원, 윤길현에게 38억원을 제시한 것이다. 21일까지 두 투수는 7승씩을 거뒀다. 선발투수인 박세웅, 레일리(이상 7승)와 더불어 린드블럼(10승) 다음인 팀 다승 공동 2위다. 물론 손승락은 17세이브, 윤길현은 15홀드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 사이 손승락은 5개, 윤길현은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손승락의 17세이브 중 터프세이브는 2개뿐이다. 두 투수의 능력을 의심하자는 것이 아니라 롯데라는 팀에 불펜강화라는 방향성이 맞았냐는 근본적인 자성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 팀을 두고 “예전 이미지와 달리 롯데가 절대 돈을 안 쓰는 구단이 아니다. 문제는 돈을 마치 졸부처럼 쓰는 것”이라고 촌평했다. 투자에 합리적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역대 롯데 FA를 다 따져 봐도 강민호, 홍성흔, 조성환을 제외하곤 거의 실패에 가까웠다. 반면 이대호(시애틀), 장원준(두산), 김주찬(KIA) 등 롯데를 나간 FA선수 상당수는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롯데의 FA 전략이다. 롯데 프런트가 FA에서 답을 찾으려 드는 한, 호구 소리를 계속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해줄 것 다해줬는데 감독이 못해서’라는 식으로 피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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