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무한도전-신들의 전쟁’ 이름값 빼면 그냥 ‘핵노잼’

입력 2016-09-24 2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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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 갈무리

‘무한도전'과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김원해의 만남’

이름값만으로는 국내 예능에서 둘도 없을 조합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그림은 평범, 아니 기대 이하 였다.

2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김원해, 양세형 등이 게스트로 출연해 '신들의 전쟁' 편으로 꾸며졌다.

이번 '신들의 전쟁' 편은 방송이 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던 기획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정우성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탁월한 예능감을 보여주던 황정민, 'SNL 코리아'에서 다양한 콩트를 보여준 김원해, 예측불허의 입담을 지닌 곽도원 등의 게스트 라인업은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시너지와 색다른 재미를 기대하기에 충분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무한도전-신들의 전쟁'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로 요약할만 했다.

게스트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등장할 때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분주하게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는 아무런 의미도 재미도 없는 그야말로 '호들갑'에 불과했다.

그나마 양세형과 하하 콤비가 잔잔한 재미를 주긴 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뒤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의 '노잼' 하이라이트는 '댄스킹'과 '의자뺏기'였다.

사진=영상 갈무리


주지훈과 양세형, 곽도원과 정준하, 정우성과 유재석, 황정민과 박명수가 나선 '댄싱킹' 코너는 그야말로 의미도, 재미도 없는 이름값에 기댄 몸개그에 불과했고, 이는 '국민예능'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무한도전'에서 보여줄 장면이라고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이런 이름값에 기댄 몸개그는 '의자뺏기'까지 내내 이어졌고, 이는 '무한도전'의 매너리즘까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병정놀이의 카드 정하기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두 번도 아니고 계속되는 되물리기는 재미가 아니라 지루함과 피로감으로 바뀌었고, 결국 박명수와 정준하가 터트린 분노가 통쾌하게까지 느껴졌다.

정우성과 황정민의 과도한 의욕도 재미가 아닌 창피함으로 다가왔다. 박명수가 정우성에게 "잘 생겨서 불편한 점은 없냐"라고 물었을 때 "없다"라고 대답할때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정우성 스스로 밝힌 "웃기고 싶어"라는 말에 강박관념이라도 갖고 있는 듯 분위기에 맞지 않은 과도한 개그 욕심은 오히려 보는 이에게 창피함을 떠넘기는 꼴이었다.

정우성의 이런 과욕이 야기한 "무한!조크!"는 참사 수준이었다.

믿었던 황정민 역시 의욕이 앞서긴 마찬가지였다. '댄스킹'에서 박명수에게 퍼부은 키스 세례는 재미가 아닌 '도대체 왜?'라는 의문과 충격으로 다가왔다.

총체적 난국이었던 '신들의 전쟁'이었지만, 건질 장면도 드물게 있긴했다.

사진=영상 갈무리


김원해가 조용히 읊조린 "조연들이 늘 이렇습니다"는 웃음과 의미를 모두 부여할 만한 장면이었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명장면 및 '무한상사' 즉석 재연은 '이런 게스트들을 불러놓고 이런 예능을 할 바에는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게스트들이 재연한 무한상사를 보여주는게 훨씬 재밌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사람들의 취향도 다르고, 충성도가 높은 '무한도전'인 만큼 이날 '신들의 전쟁' 편도 재미있게 본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게스트의 이름값을 빼고 평범하게 평가했을 때 이날 방송은 분명 '핵노잼'이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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