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9일) 오후, CGV대학로 문화극장에서 개봉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관객들과 함께 관람한 김강우는 이후 이어진 배우토크를 통해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강우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어 최근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인만큼 이 날의 토크는 1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까지 이어져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김강우는 처음 배우를 꿈꿨던 순간을 떠올리며 현재 공연 중인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연극학과를 전공했지만 사실 배우보다는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25살 대학생 시절 연극 '햄릿'을 통해 처음 배우를 꿈꾸게 되었다. 무대에서 처음으로 큰 희열과 울림을 느꼈다."고 회상하며 "그래서 데뷔 15년만에 다시 '햄릿'으로 연극무대에 도전하고 싶었다. 또 다시 같은 작품을 연기한다는 점이 물론 위험한 도전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부딪혀서 내 안의 장단점을 모두 꺼내보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고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무언가 하나에 푹 빠져들고 끝까지 도전해서 스스로 울림을 느끼는 것"이라며 "남들에게 맞춘 기준을 따르기 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발전시켜서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전했다.
배우 지망생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담긴 질문에는 선배로서 아낌없는 격려와 진솔한 대답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캐릭터에 어떻게 몰입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후배에게 김강우는 "장르마다 다르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캐릭터의 성격을 하나하나 넣어보면서 여러 시도를 해본다.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계속 고민하고 빠져있다 보면 결국에는 답을 찾을 수 있고 그러한 경험이 자신 안에서 점차 쌓여간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배우라고 느끼는 것"이라며 "배우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내가 배우라는 인식을 하는 순간 모든 생각의 여지들이 닫혀버리기 때문에 그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어떤 것에도 갇히지 않고 하루하루 배워나간다는 생각으로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또 김강우는 '힘들지만 나약함에 빠지지 말라. 이 모든 것이 네가 배우를 선택한 순간 시작된 것이니 내 운명으로 생각하고 그 순간을 즐겨라'라는 과거 자신에게 썼던 메모의 한 구절을 읽으며 "힘든 상황이라도 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 감사하고 배우로 사는 순간 순간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장점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의 15년은 단점까지 커버해서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고 배우로서의 소신과 열정을 밝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김강우는 "사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란다."며 격려가 담긴 감사의 인사로 이날의 배우토크를 마무리했다.
한편, 김강우는 자신의 첫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서 '햄릿' 역을 맡아 호평 속 성황리 공연 중이며 오는 10월 개봉을 앞둔 SF영화 ‘특근’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